케이뱅크 상장 예비심사 청구, 'IPO 재수생' 꼬리표 뗄까
2년 전 가치 평가 등 이유로 상장 철회 이후 재도전
기업 가치 3조~4조 또는 5조~6조, 시장 엇갈린 평가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7-01 16:40:18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면서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로 3~4조원과 5~6조원이라는 엇갈린 전망치가 나오는 만큼 하반기 IPO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케이뱅크는 2016년 1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설립돼 2017년 4월 영업을 시작했고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26조3078억원, 자기자본은 1조9183억원, 당기순이익은 507억원이다.
케이뱅크는 2021년 당기순이익 225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022년 836억원, 2023년 128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흑자기조를 이어 왔다. 올 1분기에는 분기 최대인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고객과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적극적인 마케팅 및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고객은 5월말 기준 1100만명을 넘었으며, 1분기말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 여신잔액은 14조76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각각 25.7%, 6.6%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029억원)보다 31.9% 늘어난 1357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77%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9.0%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ROE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이며, CIR은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40%로 지난해 연중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0.95%로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가 최대주주로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C카드의 지분율은 33.72%다. 5% 이상 주주로는 우리은행(12.58%), BCC KINGPIN, LLC(8.19%), KHAN SS L.P.(8.19%), 카니예 유한회사(6.14%), NH투자증권(5.52%),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5.12%) 등이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지난해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5조~6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외 가격과 향후 성장성 등을 감안한 평가다. 다만, 가치 평가 척도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몸값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카카오뱅크는 코스피 시장에서 2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일 시초가 5만3700원으로 시작해 6만9800원으로 문을 닫았는데 당시 종가 대비 7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카카오뱅크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그대로 적용해 3조~4조원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인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며 “철저한 IPO 준비를 통해 케이뱅크의 차별적인 가치를 입증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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