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3조 잭팟 vs 지방 경·공매 속출…부동산 PF '극단적 양극화'

금융당국 4단계 사업성 평가 여파로 부실 정리 본격화…지방·비아파트 매물 누증
7월 복정역세권 1.3조 본 PF 성사와 대조…수도권·지방 간 ‘자금 쏠림’ 심화
4분기 건설사 회사채 만기 2조 원대 집중…유동성 한계 직면한 중견사 연쇄 부실 경고음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10-11 15:19:38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수도권 핵심 입지와 지방 사업장 간의 양극화가 한계 수위에 도달했다. 

 

수도권 알짜 사업장은 조 단위 대형 본 PF 조성에 성공하며 대규모 자금을 흡수하는 반면, 분양성이 떨어지는 지방 및 비아파트 부지는 경·공매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며 중견·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금융당국이 지난 5월 13일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을 통해 도입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사업성 평가 전수 조사가 현장에 안착하면서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8월 29일 발표한 1차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PF 익스포저 중 구조조정 대상인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규모는 21조 원에 달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성이 결여된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공매와 재구조화를 원칙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금융권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정리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현장에서는 자금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상권의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장이나 정비사업 구역은 본 PF 금융 주선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송파구와 인접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지난 7월 말 금융주간사를 통해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본 PF 조달을 완료했다. 공사비 급등 속에서도 확실한 수도권 입지와 분양성을 갖춘 사업장에는 대형 금융지주와 공제회 등의 기관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방 주택·주상복합 단지와 수도권 외곽의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비아파트 PF 사업장은 사실상 차환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고금리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사업 수지가 악화된 데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본 PF 전환에 실패한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들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공매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권이 가동 중인 1조 1000억 원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 역시 매도자와 원매자 간의 희망 매각가 격차로 거래 성사율이 제한적인 수준이다. 

 

1순위 선순위 채권자와 중·후순위 대주 간 손실 분담 갈등으로 부실 정리가 지연되는 사이, 연체 이자 등 금융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실의 여파가 책임준공 확약과 채무보증을 제공한 중견·중소 건설사로 직접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자체 현금 유동성이 취약한 시공능력평가 중위권 건설사들은 지방 사업장의 대위변제 부담과 공사 미수금 누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 회사채 규모는 2조 3000억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10월부터 연말 사이에 집중돼 있다.

 

1금융권의 신용 공여 축소와 회사채 시장 내 건설업 기피 현상이 겹치면서, 차환 발행이 여의치 않은 중견 시공사들은 보유 자산 매각이나 고금리 사채 조달 등 극단적인 유동성 확보전에 내몰리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순한 부실 이연을 막기 위한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하지만, 지방 건설 경기 위축이 실물 경제와 지역 금융권(저축은행·상호금융)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실 사업장의 신속한 손실 확정과 재구조화를 유도하되,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건전 시공사에 대한 선별적 유동성 지원 체계가 정교하게 맞물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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