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사고 신한투자증권 CEO 경질은 신호탄? 연말 증권사 대표 목숨 촉각
김상태 사장 임기 1년 남기고 결국 용퇴
KB증권 이홍구·김성현 각자 대표 희비는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12-05 16:17:20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을 맞아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 여름 대형 금융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이 대표를 전격 교체하면서 각 사들이 실적에 따른 인사를 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늘 회의를 열고 신한투자증권 사장 후보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을 추천했다.
앞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사장의 임기는 2025년 말까지였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대치센트레빌지점장, 광화문지점장 등을 지냈다. 2016∼2019년에는 영업추진부장, 호남충청영업본부장, 강남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영업통'이다.
그는 지난 8월 신한투자증권이 1300억원대 파생상품 LP 운용사고로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금융감독원 검사 및 내부 감사 등 사고 수습을 총괄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내부에서는 이 부사장이 위기관리·정상화TF장을 맡고 있던 만큼 사장 후보 선임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인사를 확대해 보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는 총 11개 증권사의 대표 15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김성현·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임기가 이달 31일 만료된다.
이홍구 KB증권 대표는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20.3% 증가한 누적 73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자산관리(WM) 부문 대표로 선임됐으며,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기업금융(IB) 부문을 맡은 김성현 대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윤종규 전 회장 시절인 지난 2019년 선임돼 이미 네 차례 연임했다. 김 대표는 3년 이상 임기를 채운 가운데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이 인적 쇄신을 예고한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도 있다는 관측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익 각각 1958억원과 18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 대표는 자산관리(WM)·기업금융(IB) 경쟁력 강화로 부동산금융에 편중된 수익 모델을 탈피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인사 시즌에는 실적이 아무래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 금융시장에 어울리는 상품개발, 조직 개편, 리스크 관리 등에 얼마나 잘 준비하고 대응했는지 이미 어느 정도 평가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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