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복되는 허리 통증,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아야

이상원 기자

sllep@megaeconomy.co.kr | 2026-10-29 15:07:15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뻐근하거나 의자에서 일어난 뒤 한동안 허리를 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당기지만 나이가 들면 으레 나타나는 증상이라 여기며 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단순한 노화로 받아들이기보다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 신경외과 병원장
나이가 들면 척추에도 변화가 생긴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은 수분이 줄고 높이가 낮아질 수 있으며, 주변 관절과 인대에도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여기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습관이나 활동량 감소 등이 더해지면 허리의 불편감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퇴행성 변화가 있다고 반드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나타나는 증상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피는 일이다.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저림이나 당김이 나타난다면 신경이 자극받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지는 척추관 협착증이나 추간판 내부 조직이 밀려 나와 신경을 자극하는 추간판 탈출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아프고 저려 자주 쉬어야 하는 증상도 척추관 협착증에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다리 통증은 다른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척추 건강 관리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보다 중간중간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자세를 바꾸는 것이 좋다. 걷기와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자신의 체력과 증상에 맞춰 꾸준히 실천할 필요가 있다.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을 들 때는 몸 가까이 붙이고 무릎을 함께 굽혀 허리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통증이 있다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갑자기 비트는 동작은 피하는 편이 좋다. 스트레칭 역시 무조건 강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진다면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 때문에 걷는 데 불편함이 생겼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통증의 정도뿐 아니라 신경 기능, 보행 능력, 일상생활의 제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고려할 수 있으며, 모든 척추 질환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다리 근력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새롭게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회음부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에는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인 허리 통증과 구분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 통증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나이 탓이라는 이유로 반복되는 불편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평소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통증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다. 건강한 일상은 몸의 신호를 살피고 자신에게 맞는 관리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서 시작된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