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가짜 캐시미어' 또 나왔다...잇단 논란에 전수조사

할렌, 캐시미어 머플러 원단 혼용률 허위 기재 밝혀져
5일 전 '247서울' 사태...사측 "블라인드 테스트 병행"

김형규

hgkim@megaeconomy.co.kr | 2023-11-09 15:21:52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무신사가 자사 플랫폼에서 또 '가짜 캐시미어' 머플러가 발견돼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전수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얼마 전 무신사에서 판매하던 247서울의 가짜 캐시미어가 물의를 빚은 지 불과 5일 만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신사가 입점 수수료에만 집중하느라 제품 검수 등 품질관리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무신사에서 판매 중이던 할렌의 캐시미어 머플러 제품 [이미지=무신사]

 

9일 유통업계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무신사와 이 회사의 계열사 29CM는 최근 1년간 캐시미어가 포함되지 않은 할렌(HALDEN)의 3개 제품을 캐시미어 머플러로 속여 판매했다.

문제의 제품은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M014)'와 '솔리드 캐시미어 머플러(M012)' 두 모델이며 무신사 외에도 SSF샵과 EQL, W컨셉 등 주요 패션플랫폼에서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직접 해당 제품군에 대해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는 폴리에스터 82.4%, 레이온 17.6% ▲솔리드 캐시미어 머플러는 폴리에스터 72.5%, 레이온 27.5%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캐시미어가 60% 포함됐다는 제조사·플랫폼의 안내와 달리 캐시미어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지난 4일에는 무신사 등에서 판매하던 247서울의 '프리미엄 캐시미어 머플러'가 캐시미어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혼용률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밝혀져 가짜 캐시미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무신사는 자사 플랫폼에서 같은 문제가 연달아 발생하자 환불 조치와 전수조사에 나섰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상품 상세정보 오기재 이슈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유사 상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판매 제품의 전수 검수 등을 요청하여 진행 중"이라며 "브랜드 측과 협의해 구매 기간 및 제품 보유 여부와 관계없는 환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브랜드의 상품 이외에도 캐시미어 혼용 머플러 상품에 대해 전수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판매량 기준 상위권 브랜드에 대해서는 직접 구매 후 블라인드 테스트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신사의 이 같은 대처에도 비판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일부 소비자는 입점사의 판매 제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판매한 뒤 문제가 발생하자 검수하는 모습을 '늦장 대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이미 업계에서는 카디건과 코트 등 캐시미어를 활용하는 다른 의류에서도 혼용률 허위 기재가 잦다고 알려진 만큼, '유사 상품', '캐시미어 혼용 머플러'에 한정한 조사는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무신사가 입점 수수료 챙기기에만 급급해 중요한 서류 검사와 제품 검수 등 내실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알려진 무신사의 계약 명목 수수료는 28%다. 다만 무신사는 이 중 무신사가 수취하는 실질 수수료는 14.5%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의 수수료 매출은 301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2.6%를 차지했다.

한편 할렌은 자사 일부 캐시미어 제품에 캐시미어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고객 지적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사과문을 통해 "해외 생산공장에서 제공한 정보를 근거로 상세 페이지를 작성했지만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당사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할렌은 지난달 27일 같은 제품의 상품명을 바꾸면서 올해 겨울 제품부터 소재가 변경됐다고 안내하고, 같은 달 30일에는 이 제품을 급히 품절 처리해 사건 축소 의혹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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