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맘스터치 콜라보 '성공적'→'불신'...배달료 동결 점포 찾아 삼만리

배달 편의 프리미엄에, 웃는 맘스터치·우는 팬심
맘스터치 점포별 가격 차별, 팬심 마케팅 신뢰 '와르르'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0-20 15:36:48

[메가경제=정호 기자] "블루아카이브 세트가 한 철 장사처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남용하는 것 같다. 배달로 주문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커서 그냥 매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맘스터치 블루아카이브 세트를 구매한 고객이 커뮤니티를 통해 남긴 말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와 블루아카이브의 협업은 게임 팬심을 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가맹점의 배달앱·매장 간 가격 차이로 순조롭게 진행되던 팬심 마케팅에 최근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 맘스터치.[사진=연합뉴스]

 

블루아카이브 맘스터치 세트는 첫 협업 상품 출시 당시 목표 판매량 200%, 즉 11만 개를 팔아치웠다. 동봉된 굿즈를 얻기 위해 한 고객이 세트를 여러 번 구매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게임을 즐겨하는 팬층이 가맹점의 소비 촉진 구조를 만든 셈이다.

 

순조롭던 두 회사의 협업은 최근 맘스터치 본사가 가맹점주의 가격 결정권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 점포마다 다른 배달 가격, 소비자 신뢰도 '흔들'

 

맘스터치 가맹점들은 '자율가격제'를 통해 임의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료와 가맹점 이익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가맹점들은 배달앱에서 판매되는 맘스터치 블루아카이브 세트인 '맛의 종점 버거세트', '미각 특급 버거세트'를 각각 2만900원 대비 2000~4000원 올려 책정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가맹사업법상 자율가격제 구조가 유지되기에, 권고만 할 뿐 점주마다 상이한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배달 가격은 가맹거래법상 본사가 강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각 매장이 지역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협업 세트 역시 본사가 권장 판매가를 제시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점주가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매장은 정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배달 수수료나 임대료 등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다"며 "현재는 매장별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안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료를 올려도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매출이 높아지기에, 가격 통제권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배달 주문 시 매출액이 늘어날수록 로열티 수익도 함께 증가한다"며 "매장 가격이 8000원일 때보다 배달 가격을 1만 원으로 책정하면 본사의 로열티 수익이 25%가량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점 역시 배달앱 중개수수료(통상 5~12%)로 줄어드는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구조"라며 "본사와 가맹점은 손실 최소화를 통해 동일한 제품을 '편의 프리미엄' 20~30% 비싼 가격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울며 겨자 먹기' 식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 맘스터치-넥슨 블루아카이브 콜라보 페이지.[홈페이지 캡처.]

 

◆ '양심 매장' 찾는 블루아카이브 팬층… 점바점 불만 확산

 

가맹점별 상이한 가격 차이는 차등가격제에 대한 불만을 키우고 있다. 맘스터치 외에도 치킨·버거 프랜차이즈들은 배달 주문 시 1000~3000원 정도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맘스터치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7월부터 가맹본부에 차등가격제 도입을 공식화할 것을 요구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거부했지만, 가맹점들이 임의로 가격을 높이며 '점바점'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자들은 지역별로 배달 수수료를 높인 가게들을 파악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맘스터치가 배달앱 가격을 이중가격제로 해놔서 문제가 커졌다", "집 앞만 빼고 나머지 매장 가격은 비싸다", "무슨 한철 장사를 하는 줄 알았다"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가맹점주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매장별 가격 차별이 팬심 마케팅의 순기능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는 잘못된 협업의 사례를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앱과 매장 간 가격 차별이 고착화되면서 소비자 불만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신뢰 위기'로 번지고 있다"며 "한정 굿즈를 얻기 위해 배달앱에서는 더 비싼 가격을 내는 구조가 형성되며, 협업이 오히려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업의 본래 취지였던 팬심 소통이 '가격 장난'으로 변질되면서 협업 마케팅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에 '가격 투명성과 선택권 보장'이 향후 협업 마케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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