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국인 입맛 사로잡은 '맛도리' 총집결…명동 이마트24 K푸드 랩 오픈

주황빛 건물에 이끌려 들어오면, 라면 한 그릇으로 완성
보고 고르고 끓여 먹는 재미까지…명동 한복판 '이색 분식집'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6-03-20 14:55:06

[메가경제=정호 기자] 명동역 1번 출구 앞, 주황색이 유독 도드라진 건물 앞에 사람들이 멈춰 섰다. 회색 빌딩 숲 사이에서 유난히 튀는 색감이 눈길을 끈다.

 

2층에 올라서자 일본에서 온 가족이 갓 끓인 라면을 앞에 두고 면발을 들어 올린다. 뜨거운 김을 연신 불어가며 한 입, 매워서 숨을 고르면서도 젓가락은 멈추지 않는다. 어느새 국물까지 비운 그릇만 남았다.

 

▲ <사진=메가경제>

 

이마트24가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외국인 입맛 공략에 나섰다. 주황색 벽으로 둘러싸인 외관은 간판 위주의 기존 편의점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존 고정관념을 벗어난 시도는 건물 외곽에 표기된 CVS(24시간 운영 소규모 점포)·便利店·コンビニ 등 다양한 언어에서도 드러난다.

 

이곳을 찾은 20대 고객 B씨는 "건물 외관이 특이해 들어오게 됐는데, 내부 구성도 다른 편의점과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조성된 이 특화 매장은 특히 라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정면에 배치된 라면 모양 디자인은 2층 전체를 활용한 대형 규모로 꾸려졌다. 약 2.8m 높이의 진열장에는 국내 봉지라면의 약 70%가 빼곡히 채워졌다.

 

▲ <사진=메가경제>

이 봉지라면들은 외국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4단계 색상으로 맵기 강도를 구분해 직관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국내 제품뿐 아니라 해외 라면도 함께 진열해 다양한 제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가 라면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배경에는 수출 증가세가 있다.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15억2100만달러로 전년(12억4800만달러) 대비 22% 증가했다. 2023년(9억52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60% 늘어난 수치다.

 

입지 전략도 눈에 띈다. 매장은 다이소 명동점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총 12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을 둘러본 뒤 허기를 느낀 방문객들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노린 배치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라면과 함께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 즉석식품을 곁들일 수 있다. 입구에는 바나나우유와 비요뜨 등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는 제품도 배치됐다.

 

실제로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K씨는 "일본에서도 한국 라면이 입소문을 타면서 즐겨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맵지만 계속 생각나는 감칠맛이 있다"고 말했다.

 

▲ <사진=메가경제>

 

이마트24는 명동역 8번 출구 인근 CU보다 큰 규모의 매장을 선택하며 입지 경쟁력도 확보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상품 구성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사진=메가경제>

매장 곳곳에는 K-팝 IP를 활용한 굿즈도 배치됐다. 방탄소년단(BTS), 에스파 등과 관련된 인형, 열쇠고리, 식기 등이 1·2층에 걸쳐 진열됐다.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기프트 세트도 마련됐다. 너구리, 불닭볶음면 등 라면을 비롯해 맥심, 김, 콤부차 등 K-푸드를 한데 담았다.

 

이마트24 관계자는 "K-푸드랩 명동점은 회색 톤의 도심 속에서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대형 오브제로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분식 등과 함께 라면을 즐길 수 있는 K-푸드존을 통해 한국식 라면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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