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웨이브 상폐 수순에 뿔난 개미들 단체 행동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자발적 상폐 목표 공개매수 진행
주주들 엑시트 후 주가 하락 우려, "거대 자본 탐욕" 반발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5-23 16:05:29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코스닥 상장사 커넥트웨이브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하자 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법상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자발적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4일까지 26일간 자사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통해 '다나와'로 잘 알려진 이커머스 플랫폼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커넥트웨이브 지분 70% 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모펀드사는 '경영 편의성'을 내세우며 상장폐지에 나서지만 일각에서는 자산 매각, 배당 확대, 감자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작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공개매수는 기업의 지배권을 취득하거나 또는 강화할 목적으로 미리 매수기간, 매수가격 등 매수조건을 공시해 유가증권시장 외에서 불특정다수인으로부터 주식 등을 매수하는 제도다. 이는 주식을 매매할 목적이 아니라 유통주식이 줄어들기 때문에 호재로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매수자가 경영권을 포기하고 공개매수를 취소하며 악용했을 경우에는 주가가 헐값으로 떨어지며 큰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반발하는 커넥트웨이브의 주주들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단체행동에 나섰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서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슈퍼개미'로 알려진 이승조 다인인베스트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이들은 상장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1인당 커넥트웨이브 주식 100주를 사들이는 '100주 매수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커넥트웨이브의 자발적 상장폐지가 소액주주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보라고 비판한다.
이 대표는 "MBK파트너스가 커넥트웨이브의 가치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주가를 떨어뜨린 뒤 공개매수를 청구하고 상장폐지를 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반복되는 행태는 거대 자본의 탐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소액주주운동을 통해 거대자본의 탐욕으로 이뤄지는 공개매수 후 자진상폐 전략을 막아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추진하는 커넥트웨이브의 상장폐지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는 상법 360조의 2에 규정된 주식의 포괄적 교환(주식교환) 때문이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가 가진 주식을 완전모회사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모회사의 주식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주주총회 특별결의(의결권의 3분의 2 이상)를 거쳐야 하며, 모회사 지분율이 90% 이상인 경우에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간이주식교환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상폐를 하려면 95%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적정 가치보다 낮은 가격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5.01%를 확보하고자 하는 게 이번 소액 주주운동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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