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63건 산재·갑질 논란, 런베뮤 잡음 커져

"시말서 5번 쓰면 본점" 조직문화, 도마 위
"료 대표, '야' '저기 노랑머리' 모독성 발언"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1-03 14:48:21

[메가경제=정호 기자]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이 개점 4년간 63건의 산업재해가 드러나고 내부 갑질 폭로까지 이어지며, 산재 사망사고 의혹 이후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논란이 더해지며 런베뮤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불거진 런베뮤 인천점 직원 과로사 의혹을 계기로, 높은 산재 건수와 열악한 내부 분위기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한때 사모펀드 운용사 JKL에 약 2000억원에 매각되며 '성공 신화'로 불리던 브랜드의 명성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사진=메가경제]

 

런베뮤의 산재 승인 건수는 타 제빵회사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2022년 1건, 2023년 12건, 2024년 29건, 2025년 9월까지 21건의 산재가 신청됐다. 모두 승인받으며 4년간 총 63건의 산재가 발생한 셈이다. 

 

내부 갑질 폭로도 이어지며 복지와 조직문화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런베뮤에서 근무했던 A씨는 개인 SNS를 통해 "논란이 언제 터질까 싶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3개월 단위로 계약서를 작성하다가 책임질 일이 생기면 계약이 종료됐다"며 "근무 11개월 차에 '아파서 업무를 못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급자였는데 강등시키겠다고 하다가 '기회를 줬는데 네가 찼으니까 계약 종료'라고 한 적도 있다"고 부연했다. 

 

작은 실수에도 시말서를 작성해야 하는 분위기도 지적했다. A씨는 "간단한 실수에도 시말서를 써야 했다. 출근 첫날 1시간 교육만 받은 뒤, 포스기에 영어로만 표시돼 있어 실수를 하자 시말서를 작성했다"며 "고객이 쇼핑백을 요청했는데 포스 입력을 누락해 또 시말서를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말서를 5회 작성하면 안국 본점으로 가서 교육받아야 했으며, CCTV로 실수를 확인해 시말서 작성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창업자 이효정(료) 대표의 '갑질성' 행태를 지적하는 폭로도 있었다. A씨는 "료 대표의 브랜드 교육을 신청해 들을 수 있는데 별소리를 다 들었다"며 "당시 료 대표는 커피 내리는 바에서 컵을 꼭 손 안 닿는 선반에 두는데, 근무자들 허리 라인이 보이도록 일부러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또 "이름이 다 있는데도 '거기 반바지', '저기 노랑머리', '야', '너' 등으로 불렀으며, 근무자가 자신을 못 알아보고 막았다는 이유로 매장 앞에서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런베뮤 과로사 의혹의 파장이 커지자 '근로시간 측정·기록 의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포괄임금제 남용과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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