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DS만 챙긴다" 내부 균열 폭발…삼성전자 노조 공조체제 붕괴 위기

전삼노,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 회수론 부상
'공동재원' 안건 배제 논란에 DX 조합원 반발 확산
동행노조 이탈 이어 탈퇴 러시까지…과반노조 지위 흔들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5-09 14:59:36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사내 노동조합(노조) 간 주도권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내부에서 최승호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 분출되는 모습이다.

 

▲[사진=챗GPT4]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 지위에 안주한 채 최 위원장이 소속된 DS(반도체 사업) 부문 성과급 투쟁에만 몰두하면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조합원들의 요구는 사실상 묵살되고 있다는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3대 노조인 동행노조(SECU)가 지난 4일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데 이어 전삼노까지 등을 돌릴 경우, 초기업노조의 공동투쟁 체제는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 '공동재원' 안건 배제 논란…"DX 철저히 패싱당해"

 

이번 갈등의 발단은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전삼노 측은 전 직원을 아우를 수 있는 ‘공동재원’ 안건을 포함할 것을 건의했으나, 초기업노조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채 해당 안건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사내에서는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이 본인들의 공로만 내세우기 위해 전삼노의 제안을 의도적으로 묵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DX부문 직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초기업노조가 또다시 DX를 차단했다”, “사후조정 교섭위원 중 DX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 교섭 집행부가 DS부문에 지나치게 편향돼 있다는 불만이 표면화되는 모습인 것이다.

 

◆ 전삼노, '교섭 배제' 발언에 공식 사과 요구

 

전삼노는 지난 7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최승호 위원장의 ‘교섭 배제’ 취지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최 위원장이 현장의 소통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는 행위”라며 “노동조합 간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는 사후조정안에 ‘공동재원 1%’ 반영을 둘러싼 갈등을 거론하며 초기업노조를 정면으로 압박했다.

 

전삼노는 “과반노조의 위치는 ‘어항 속 물고기’와 같다”며 “특정 사업부의 목소리만 대변하지 말고 DX와 DS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 DX 조합원 반발 확산…"전삼노가 다시 교섭해야"

 

DX부문 조합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도 최 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한 DX 조합원은 “순전히 과반노조 유지를 위해 DX를 윽박지르는 것밖에 안 보인다”며 최 위원장의 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게시자는 “DX 입장에선 교섭이 결렬돼 사후조정까지 간 상황에서 초기업노조가 계속 교섭대표를 해야 할 명분이 있느냐”며 “애초에 교섭대표는 전삼노였다. 직원 전체를 챙겨주는 건 전삼노가 유일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법상 대표노조가 전삼노 아닌가. 사후조정까지 초기업노조가 해야 하는 게 맞느냐”며 “DX 입장에서는 전삼노가 교섭하는 게 훨씬 낫다”고 적었다. “차라리 전삼노가 다시 교섭해달라”는 취지의 호소성 글도 잇따르는 분위기다.

 

◆ "전삼노 바보 만들기" 의혹까지 제기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최 위원장이 전삼노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블라인드 게시글에서 “전삼노가 사후조정 안건으로 공동재원을 넣자고 건의했지만, 최승호 위원장이 이를 수용하기 싫어 공동재원은 안건에 없다고 공지한 것”이라며 “전삼노가 이에 반발해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공은 본인에게서 비롯돼야 한다는 식으로 전삼노를 무시하고 있다”며 “이럴 거면 전삼노가 교섭권 위임을 취소하고 다시 교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행노조는 이미 이탈…3개 노조 공조체제 흔들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조(SECU·동행노조)은 이미 지난 4일 공동교섭단에서 공식 이탈한 상태다.

 

동행노조는 전삼노와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를 통보했다.

 

동행노조는 또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가 계속됐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최 위원장 측의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이미 동행노조가 이탈한 상황에서 전삼노까지 교섭권 회수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노조 공조 체제는 사실상 붕괴 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 DX 조합원 탈퇴 움직임 확산…"DS만 챙기는 반쪽짜리 노조"

 

최 위원장의 DS 편향 운영은 DX 조합원들의 대규모 탈퇴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0명 이상 탈퇴 신청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탈퇴 조합원들은 “노조가 DS 부문만 챙기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가입해 있을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 직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DS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반면 DX부문에 대해서는 사실상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X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데 이어 연간 적자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DS부문 임직원만 1인당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DX 조합원들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 “사업부 이익단체냐”…초기업노조 정체성 위기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조 간 의견 차이를 넘어 초기업노조의 정체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DX와 DS 양 부문을 아우르는 노조여야 함에도, 실제로는 DS부문의 목소리만 대변해온 구조적 문제가 이번 갈등을 통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DS부문 내에서는 강한 지지를 받고 있을 수 있지만, DX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런 식이면 과반노조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자기 사업부 이익만 챙기고 다른 사업부 의견을 묵살한다면 이는 노조가 아니라 사업부 이익단체에 가깝다”며 “교섭대표노조의 책무를 망각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 협력사 발언 논란까지…노동계 비판도 확산

 

최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협력회사 직원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노동계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는 “하청업체와도 성과를 나눠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입사할 때 채용 조건이 달랐는데 일률적으로 같은 선에서 봐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청 노조가 원한다면 원청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 될 일”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입사 당시 채용 조건을 근거로 협력회사 직원들의 노고를 깎아내리고 노동자 간 연대 의식을 저버린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거대 노조 위원장이 같은 노동자인 협력업체 직원들을 사실상 낮춰 본 것 아니냐”며 “노동자 연대의 기본 정신과도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65.2%로, 격차가 10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1인당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거대 노조 지도부의 발언은 노동시장 사각지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갈등은 이제 단순한 교섭 전략 차원을 넘어 대표성, 형평성, 정체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며 “전삼노의 교섭권 회수 움임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노조 지형은 또 한 번 크게 흔들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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