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대표 태도 불량으로 아디다스코리아, 공정위 조사 직면

한국말 잘하던 곽근엽 대표, 주머니 손 넣고 영어 답변 '뭇매'
윤한홍 정무위원장 "공정위 특별조사 신속히 진행해 보고하라"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4-10-24 15:10:3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 출석한 피터 곽(한국명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가 시종일관 불량한 태도로 발언한 것이 문제가 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특별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국감장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 첫 경험이 아닌 곽 대표가 지난해와 달리 통역사를 대동해 영어로 답변하는가 하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증언대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로부터 날선 질타를 받았다. 

 

▲ 피터 곽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국회 정무위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연합]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작년에는 한국어로 잘 답변했는데, 뭐 하는 짓이냐?"며 "쇼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주머니에 손 넣고 건들건들하게 불량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굉장히 불쾌하다"면서 강력한 경고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 과정 중 곽 증인이 메모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국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닌가라는 짙은 의구심이 든다"며 "이런 시도는 방기할 수 없다. 국회 모욕죄를 비롯해 이 부분은 특별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곽 대표는 한국어 표현이 서툴러 '위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통역을 쓴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했지만, 의원들은 곽 대표가 연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마칠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감 증언대에 선 대표이사의 불량한 태도가 공정위 특별조사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을 이슈로 국감장에 불려 갈 경우, 대부분의 증인들은 '반성하고 시정하겠습니다'라는 태도로 의원들의 심기를 건들지 않으려고 하는데 반해, 곽 대표는 사안의 본질을 설명하기 전 불량한 태로도 의원들의 화를 돋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인이 국감장에서 반론 기회를 한번 못 얻어보고 참패한 대관 실패의 참사 사례를 보여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디다스코리아는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으로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난해에도 같은 의혹으로 불려 나와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동일 사안으로 다시 국감 증언대에 서게 됐다.


본안 질의에 나선 신 의원은 "아디다스가 2022년 1월부터 '퓨처파트너' 정책을 발표해 매장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면서 "그 결과 전국 120여 개 대리점 중 19곳만 남았으며, 나머지 수익성이 높은 점포는 본사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수많은 대리점주를 사지로 몰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디다스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동일 사안으로 논란이 됐었는데,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맹점주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위한 노력도 없었다"면서 "공정위가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나선 김정중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곽 대표가 중요 전략발표회 등 설명회에 나와 영어로 발표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면서 "항상 한국어로 발표해 왔는데 국감장에 나와 영어로 답변하는 태도는 의아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아디다스는 수익이 나는 매장만 직접 운영하며 점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점주들은 부채로 인해 일부는 폐업하거나 파산 위기에 처했다"면서 국회와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소연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한기정 공정위원장을 향해 "공정거래위원장은 특별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결과를 보고하라"며 공정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국감 이후 증인 의결을 통해 상임위 증인으로 불러 사안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유념해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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