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슈토픽]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UFC로 치닫는 'HBM' 경쟁

엔비디아 첫 납품 앞두고 HBM4 '정면충돌'
삼성전자 '초격차 기술' vs SK하이닉스 '시장 지배력'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1-30 15:03:53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격돌이 본격적인 '한판 승부'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올해 양사의 최대 승부처는 엔비디아 대량 납품이 걸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다.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을 앞세운 '속도전'을, SK하이닉스는 검증된 공정 기반의 '안정성'을 무기로 각기 다른 전략을 꺼내 들었다.

 

▲챗GPT로 생성한 HBM 이미지. [사진=챗GPT]


◆ 양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HBM 슈퍼 사이클' 올라타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HBM4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올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출시를 앞둔 엔비디아가 첫 고객으로, 초기 납품 성적이 향후 수년간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양사는 HBM4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HBM 시장 선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 역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목표한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자신감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경쟁력 회복과 범용 메모리 가격 반등 효과에 힘입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수혜’를 실적으로 증명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실적 반등이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향후 AI 반도체 시대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삼성,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 HBM4 관련 로드맵 제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HBM4에는 전작(HBM3E)보다 미세한 1c나노 D램과 4나노 공정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다. 이는 기존 1b나노 대비 한 단계 진보한 기술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기술력이 이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4는 고객으로부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품질 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적층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HBM4 샘플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하며 차기 세대(HBM4E)까지 염두에 둔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검증 기술 바탕 '안정적 공급'으로 승부

 

반면 HBM 시장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검증된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다. SK하이닉스는 1b나노 D램과 TSMC의 12나노 베이스다이를 활용해 엔비디아가 요구한 성능을 구현했다. 새로운 공정보다는 이미 대량 양산 경험이 있는 기술을 활용해 수율과 납기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은 “기존 1b나노 공정으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한 것은 큰 기술 성과”라며 “HBM3E 12단 수준의 높은 수율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대해 이미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따라 양산에 들어갔다는 점도 강조했다.

 

◆ '기술 대 안정성' UFC식 맞대결

 

결국 삼성과 SK의 HBM4 경쟁은 ‘신기술을 앞세운 성능 우위’와 ‘검증된 공정 기반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서로 다른 무기가 맞붙는 UFC식 대결 양상이다.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HBM 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초기 납품 성적은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차세대 AI 반도체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단순한 메모리 제품이 아니라, AI 시대 반도체 패권을 가르는 전략 무기”라며 “삼성의 기술 리더십이 시장에서 통할지, SK의 안정성이 결국 승부를 결정할지가 올해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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