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 '펍지 이후' 과제 산적 김창한 크래프톤 CEO…프랜차이즈 IP '승부수'

연매출 3조 눈앞, 수익 90% 배틀그라운드서 나와
'프랜차이즈 IP'로 체질 전환 시험대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1-19 16:06:09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김창한 크래프톤 최고경영자(CEO)가 ‘게임의 본질, 가치의 확장’을 키워드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재확인했다. 외형 확대나 단기 실적보다 콘텐츠 경쟁력과 반복 가능한 성장 구조를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다.

 

크래프톤이 올해 전략의 중심축을 다시 한 번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에 둔 배경에는, ‘배틀그라운드’ 단일 흥행에 의존해온 이른바 ‘원툴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19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빅 프랜차이즈 IP’ 전략을 지속 추진한다. 해당 전략은 ▲자체 제작 투자 확대 ▲퍼블리싱 볼륨 확장 ▲자원 배분 효율화를 핵심 축으로,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IP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창한 대표가 강조하는 프랜차이즈 IP는 펍지(PUBG) 이후 크래프톤이 직면한 ‘다음 성장 동력’에 대한 해법이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사내 공지를 통해 "게임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며 신작 도전을 실행 단계로 전환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기 성과에 흔들리기보다, 장기 경쟁력을 갖춘 IP를 체계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다.

 

◆ 연매출 3조 눈앞…실적은 호조지만 수익 90%는 '펍지'

 

크래프톤은 2024년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406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4분기 실적이 더해질 경우 연매출은 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역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519억원으로, 2024년 대비 8.8% 증가했다. 

 

다만, 구조적 과제도 여전하다. 크래프톤 전체 수익의 약 90%가 배틀그라운드 IP에서 발생해 이를 보완할 안정적인 수익원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쟁작 증가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지난해 4분기 배틀그라운드 PC 트래픽이 감소한 점은 향후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가에서 실적은 좋지만, 구조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PC 매출은 22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펍지 스팀' 트래픽이 전 분기 대비 약 3만6000명 감소하고, 4분기 평균 매출 순위도 14위로 최근 2년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61% 감소한 838억원으로 추정했다. 

 

◆ '속도와 선택'의 경영…신작 파이프라인 26개 가동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김 대표의 경영 스타일은 ‘속도와 선택’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규모 투자를 선행하기보다, 작고 빠른 시도를 통해 시장 반응을 검증하고 가능성이 확인된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은 지난 한 해 동안 15명의 주요 제작 리더십을 영입했고, 올해부터는 이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조직 단위의 제작 구조를 본격 확대했다. 자체 제작 라인을 늘리는 동시에, 신작 출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크래프톤의 신작 파이프라인은 총 26개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서브노티카 2’, ‘팰월드 모바일’, ‘NO LAW’ 등 12개 작품은 향후 2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신작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빠르게 검증하고, 살아남은 IP를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PUBG는 '게임' 아닌 '플랫폼'

 

김창한 대표 체제에서 펍지의 위상도 변화하고 있다. 펍지는 여전히 크래프톤의 핵심 IP지만, 김 대표는 이를 단일 게임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펍지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지역별 맞춤 전략을 결합해 장기 수명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펍지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면서도, 기존 핵심 IP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투트랙 접근법이다.

 

김 대표는 차세대 프랜차이즈 후보군도 분명히 제시했다. ‘인조이(inZOI)’와 ‘미메시스’다. 두 작품은 지난해 얼리액세스로 출시돼 각각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크래프톤은 이들 IP를 올해의 전략 IP로 선정하고, 장기적인 제품 수명 주기(PLC)를 갖춘 프랜차이즈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창한 대표의 경영 철학은 단순하다. 기술과 자본, 조직은 모두 수단일 뿐, 게임 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인식이다. 빠른 도전과 냉정한 선택, 그리고 검증된 IP에 대한 과감한 집중은 그 연장선에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 경우, 크래프톤이 펍지 원툴 논란을 완전히 벗어나 다수의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을 향한 김창한 대표의 실험이, 크래프톤의 다음 10년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펍지를 플랫폼화하겠다는 구상은 IP 노후화를 늦추는 동시에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다만 그만큼 운영과 콘텐츠 확장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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