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검찰 출신 사외이사 '손절'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3명으로 ‘뚝’떨어져
기재부 출신 선호…여성 이사 비중 사상 최고치 경신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5-05-27 14:31:2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인사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검찰 등 고위 관료 출신 비중은 줄어든 반면, 기업 경험이 풍부한 재계 인사들이 대거 진입하며 사외이사 구성이 실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7일 기업분석기관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자산 상위 30대 그룹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9개 상장사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 876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총 15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관료 출신은 39명(25.7%)으로, 지난해(30.7%)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검찰 출신 인사는 지난해 11명(16.4%)에서 올해 3명(7.7%)으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중복 선임을 제외하면 신규 인물은 사실상 2명에 그쳤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전무했다.
관료 중에서는 국세청(8명), 사법부(6명), 기획재정부(5명) 출신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기재부 출신의 경우 전체 신규 중 12.8%로, 지난해(7.6%) 대비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재계 출신 사외이사는 지난해 17.7%(38명)에서 올해 34.2%(52명)로 비중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실제 인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실무 경험 기반의 이사회 구성 트렌드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학계 출신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 35명(23.0%)으로, 지난해 68명(31.6%)에서 8.6%포인트 하락했다.
그룹별로는 CJ그룹이 관료 출신 선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선임된 7명 중 6명이 관료 출신으로, 전체 사외이사 28명 중 67.9%가 관료 이력자다. 신세계·두산그룹 역시 관료 출신 선임 비중이 높았다.
삼성은 올해 선임된 9명의 사외이사 중 5명이 관료 출신이며, 이 중 3명은 기재부 출신이다. 다만, 검찰 출신 인사는 추가 선임하지 않았다. 전체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50.8%)이 여전히 관료 출신이다.
반면 롯데그룹은 올해 가장 급격한 인사 구조 변화를 보였다. 신규 선임된 16명 중 14명이 재계 출신으로, 지난해 2명 대비 급증했다. 백복인 전 KT&G 대표(롯데렌탈), 조웅기 전 미래에셋 부회장(호텔롯데), 손은경 전 CJ제일제당 마케팅 부문장(롯데웰푸드) 등이 대표 사례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전체 사외이사 876명 중 여성은 192명(21.9%)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신규 선임자 152명 중 여성은 28명(18.4%)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3년 만에 54.8% 증가한 수치로, 2022년 15.4%, 2023년 18.5%, 2024년 20.3%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관료 중심이던 사외이사 인사 구조가 점차 실무와 기업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ESG와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요구에 맞춰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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