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약품 무관세 확정…GC녹십자 '알리글로' 미국 사업 탄력

혈장 유래 치료제 0% 관세 대상 명시…오창 생산 알리글로 요건 충족
美 매출 성장세 속 관세 불확실성 완화…처방 확대·점유율 경쟁 집중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9-29 14:30:59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미국 정부가 혈장 유래 치료제를 포함한 일부 의약품에 0% 관세를 적용하는 세부 기준을 확정하면서 GC녹십자의 미국 사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제품인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ALYGLO)’가 무관세 적용 요건에 포함되면서 관세 부담 없이 현지 시장 확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 GC녹십자 오창공장 전경. [사진=GC녹십자]

 

2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대통령 포고문 제11020호에 따른 무역확장법 232조 의약품 관세 가운데 0% 관세율을 적용받는 특수 의약품의 범위와 승인 절차를 공고했다.

 

해당 고시는 29일 오전 12시1분부터 적용된다. 같은 날 특허 의약품에 대한 100% 관세 적용 범위도 확대될 예정인 만큼 무관세 대상에 포함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 혈장 유래 치료제 ‘0%’ 명시…알리글로 관세 부담 덜었다

 

이번 고시에서 미국 정부는 희귀질환 치료제와 핵의학 의약품, 혈장 유래 치료제, 난임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체-약물 접합체(ADC), 동물용 의약품 등을 0%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GC녹십자의 주력 사업인 혈장분획제제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 시장 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알리글로가 직접적인 수혜 품목으로 거론된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개발한 액상형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원발성 면역결핍증 치료에 사용되며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혈액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GC녹십자는 미국 내 혈장센터 자회사인 ABO플라즈마 등을 통해 확보한 혈장을 활용해 충북 오창공장에서 알리글로를 생산한 뒤 미국에 수출·판매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 한국도 ‘적격 관할국’…오창 생산체계까지 요건 충족

 

생산지역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미국 정부는 무관세 대상 제품이 한국을 비롯한 적격 관할국에서 생산됐거나 미국의 긴급한 보건상 필요를 충족한다고 상무부가 판단할 경우 0% 관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적격 관할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스위스, 인도, 대만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내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알리글로는 품목뿐 아니라 생산지역 요건에서도 무관세 적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GC녹십자가 우려해 온 미국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미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 정책에서 혈장분획제제가 면세 대상에 포함돼 현지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시는 무관세 품목의 구체적인 범위와 적용 절차를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알리글로 고성장에 관세 부담까지 완화…美 공략 속도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까지 줄어들 경우 GC녹십자의 현지 수익성과 시장 확대 전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GC녹십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355억원,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46.3% 증가했다.

 

특히 알리글로 매출은 3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배 늘었다. 회사는 올해 알리글로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억5000만달러, 한화 약 2200억원으로 제시한 상태다.

 

관세 변수가 축소되면서 GC녹십자로서는 미국 내 처방 확대와 유통망 확장, 시장점유율 제고 등 본격적인 외형 성장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홈인퓨전협회 학회에서 시판 중인 면역글로불린 5종의 단백질 응집 특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학술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세부 적용절차는 변수…제품별 승인 여부 확인 필요

 

다만 실제 관세 면제 범위와 효과는 향후 세부 적용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고시에 따르면 긴급 보건상 필요를 근거로 무관세 승인을 받으려는 기업은 BIS에 제품별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 통합관세표(HTSUS)에 대한 기술적 수정도 함께 이뤄진다.

 

의약품의 정의에서 비활성 성분과 부형제는 제외됐으며,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관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사이에서도 생산지역과 품목에 따라 관세 영향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알리글로가 ‘혈장 유래 치료제’라는 품목 요건과 한국 생산이라는 지역 요건을 동시에 갖추면서 상대적으로 관세 리스크에서 비켜선 만큼, 향후 미국 사업의 성패는 관세보다 처방 확대와 시장점유율 확보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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