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휴먼에러'...서울 소방 마비 촉발 속사정

소방 긴급출동 서비스 97분간 먹통...KT "재발 방지 힘 쏟겠다"
KT 새 노조 "김영섭 대표, 통신 근간 간과하면 안 돼" 쓴소리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3-11-28 15:13:10

[메가경제=주영래기자] KT가 '휴먼에러'로 서울 소방을 책임지는 서울종합방제센터(이하 방재센터)를 마비시켰다. 27일 서울소방재난본부(이하 소방)에 따르면 오전 8시부터 9시 37분까지 97분간 방재센터의 차량동태관리시스템(이하 MDT)이 먹통이 됐다.

 

▲ 성남 KT 본사. [사진=KT]

MDT서비스는 신고자의 위치를 소방차에 연결해 길 안내를 제공해 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소방서마다 출동 대기 중인 소방대원과 소방 차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시스템이 마비되자 소방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 일제전화 등을 통해 업무용 휴대폰 내 앱을 활용해 출동할 수 있도록 신속 안내를 실시했다. 자동화 장비가 먹통이 되자 수동으로 전환해 상황에 대처한 것이다.

소방은 사고 발생 25분 후 서울종합방재센터 내 통신장비 및 시스템을 점검했고 특이 사항 없다고 판단해 KT의 확인 여부를 요청했다.

당시 KT는 "기업 전용 LTE망 회선제어 센터 장비 고장으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조속히 복구하겠다"고 답변했다.

소방은 사고 발생 97분 후인 9시 37분쯤 KT로부터 서비스 정상 복구로 시스템 정상화가 됐다는 확인을 받았다. 이날 서울 시내 25개 소방서 대원들은 시스템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동으로 신고 위치를 파악해 출동했다.

KT 관계자는 "서울소방방제센터에 제공하는 인터넷 회선이 작업 오류로 일시 중단됐다가 복구됐다"며, "불편을 끼친 점 죄송하며, 재발 방지 조치에 나서겠다"고 머리를

KT의 휴먼에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코로나 펜데믹이 정점을 치닫고 있을 때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40여 분간 멈춘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병원은 물론 학교나 기업, 식당 등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당시 KT는 서비스 장애가 디도스 공격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2시간 정도 만에 네트워크 경로 설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뒷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KT 새 노조는 "라우팅 오류이면 휴먼에러일 가능성이 크다”며 “통신사업자로서의 기본도 충실히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인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다. 앞서 KT는 지난 9월에도 통신 요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입력 오류로 카드 결제 고객 146만 명에게 9월 요금이 아닌 7월 요금으로 잘못 청구하기도 해 구설에 올랐다.

KT는 일부 이용자의 요금이 잘못 납부되는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에게 즉시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 사용자들은 결제 후 바로 취소 청구돼 실제 출금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체크카드로 결제한 이용자들은 바로 결제 처리돼 KT가 환불 조치에 나섰다.

한편 소방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KT 새노조 측은 "KT의 공식 해명은 직원의 작업오류라고 했지만, 내부와 언론에 따르면 원인은 정기적으로 KT 사업용 회선을 일괄 해지하면서 문제 회선도 같이 해지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비용 절감 등 이유로 매년 KT 명의의 사업용 회선을 해지하는데, 소방망 같은 중요한 사업에 관련된 회선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 된다는 게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현모 사장 때 인터넷 속도 허위, 부산발 전국 인터넷 재해 등 통신사고가 모두 인재로 밝혀졌는데,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에서도 전혀 개선이 안 되고 있다는 게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면서"특히 무선 2위 자리를 LG에 뺏긴 상황에서 내부에서 심각한 위기를 느끼는데 이런 사고들이 반복되면 KT가 3위로 굳혀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김영섭 대표는 통신이 기본인 KT의 근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