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콩팥 '비상'…고령층 급성손상 주의보
갈증 둔해진 노년층…탈수 위험 증가
소변량 감소 신호…조기 진료 필수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7-16 14:23:41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3년간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6∼8월에 급성콩팥손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누적 환자 수는 총 7만6,886명이었다. 특히 고령층의 비율이 높은데 2024년 전체 환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약 76.58%를 차지했으며, 80세 이상 환자만 봐도 약 31.31%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3년과 2024년의 연간 환자 가운데 6∼8월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약 27.97%, 27.55%였다. 이처럼 여름철에는 환자 비중이 다른 계절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탈수와 고온 노출에 따른 콩팥 건강관리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급성콩팥손상은 수 시간에서 수 일 사이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질환이다.
폭염으로 인해 많은 땀을 흘리면 체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지고,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신장의 여과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탈수 지속 시 신장 세포가 손상돼 급성세관괴사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고령층이 여름철 탈수와 급성콩팥손상에 치명적인 이유는 신체의 노화와 관련이 깊다. 노화가 진행되면 체내 총 수분량이 감소하고 콩팥의 소변 농축 능력이 떨어지며, 탈수와 같은 상황에서 콩팥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또한 갈증을 감지하는 능력이 둔해져 체내 수분이 부족한데도 목마름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노인은 스스로 물을 마시기 어려워 탈수 위험은 더욱 커진다.
문제는 탈수가 발생하면 혈액량이 감소하면서 콩팥으로 공급되는 혈류도 함께 줄어든다는 것이다. 콩팥은 충분한 혈류를 공급받아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장기인 만큼, 혈류가 감소하면 콩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급성콩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만성콩팥병, 심부전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콩팥의 탈수에 취약해 경미한 탈수에도 콩팥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이뇨제를 복용하거나 탈수 상태에서 일부 혈압약을 계속 복용하는 경우에도 급성콩팥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구토, 설사, 발열 등 증상을 동반하거나 충분한 식사와 수분 섭취가 어려운 경우에는 기존대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약제 조정 여부를 상의해야 한다.
급성콩팥손상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액 치료 등으로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늦어지거나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심하면 투석까지 해야 하므로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진주 고려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노화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폭염으로 탈수까지 겹치면 급성콩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르신들은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는 일정한 간격으로 물을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보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소변 색이 지나치게 짙어지는 경우, 어지럼증, 무기력감, 식욕 저하, 부종,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면 단순한 더위 탓으로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콩팥 기능과 전해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수분 섭취를 늘리도록 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차 교수는 “심부전이나 진행된 만성콩팥병, 투석 치료 등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과도하게 물을 마시면 부종이나 호흡곤란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러한 환자는 의료진과 상의해 개인의 질환과 소변량에 맞는 적절한 수분 섭취량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 탈수를 인지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여름철에는 주변 가족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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