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K-뷰티 '짝퉁' 대응 한 목소리…소비자 안전·산업 경쟁력 직결

정부·업계 대응 체계 논의 본격화, 제도 개선 추진
플랫폼 관리 책임·지식재산 보호 강화 필요성 강조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6-02-11 14:27:08

[메가경제=정호 기자] 전자상거래 확산과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을 저해하는 위조 화장품 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K-뷰티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위조 화장품으로 인한 피해도 함께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전자상거래 기반 K-뷰티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상표권 보호 과제' 포럼에서는 산업계·협회·정부가 브랜드 보호와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 K-뷰티포럼과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화장품협회 등이 후원했다.

 

▲ <사진=메가경제>

 

업계와 정부는 온라인 위조 상품 대응이 '추적과 회피'가 반복되는 장기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위조 수법이 빠르게 정교해지는 상황에서 플랫폼 관리 책임, 지식재산 보호 제도, 기업 경쟁력 강화가 함께 작동해야 K-뷰티의 신뢰와 성장 기반을 지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제도 정비와 플랫폼 자율 규제가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개회사를 맡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뷰티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대한민국 대표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지난해 수출액 114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입은 지식재산권 피해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브랜드 신뢰 훼손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K-뷰티 수출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이 66%에 달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제조 기반 연구개발(R&D) 역량, 글로벌 영향력, 브랜드 전략이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K-뷰티 산업이 중소기업 중심 수출 구조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 대상 국가는 200여 개국을 넘어섰다.

 

아마존에서는 약 1900만 명의 K-뷰티 고객을 확보했고, 전체 뷰티 카테고리 점유율 20%를 돌파했다. 특정 카테고리 베스트셀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점도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성장세와 함께 위조 상품 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위조 화장품은 K-뷰티 위상 하락과 소비자 안전 문제를 초래하고, 중소기업 성장에도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책·산업계·협회·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응 체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재하 에이피알(APR) 부사장은 위조 화장품 문제가 단순한 지식재산권 침해를 넘어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신 부사장은 "패션·명품 분야 가품은 소비자가 인지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화장품은 동일 플랫폼에서 정품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성분과 제조 환경 차이로 피부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메가경제>

 

실제로 위조 화장품은 포장 용기와 문구 등 생산 단계부터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육안 식별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정밀 검사 없이는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외관을 정교하게 모방하고 있다. 이 피해는 브랜드 신뢰 하락과 국내외 소비자 피해로 확산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애로도 제기됐다. 신 부사장은 "위조품 생산지가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해외 공안과 협력 단속을 진행하더라도 지속 대응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유통 단계에서도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플랫폼의 경우 삭제·차단 조치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오픈마켓에서도 위조 제품 판매가 확인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 고객센터에 정품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법적 책임이 없는 브랜드가 자발적으로 보상에 나서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위조·모방 문제가 특정 기업이 아닌 전자상거래 전반의 공통 과제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플랫폼과 해외 직구 환경에서는 법·언어·인력 부담으로 개별 기업 대응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K-뷰티가 OEM·ODM 생산 기반과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확산을 통해 중소 브랜드 성장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브랜드 생존 주기가 짧고 기능 차별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 지원 요구도 확대되고 있다.

 

임동우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과장은 "화장품 분야는 통계적으로 중소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플랫폼·아이디어·신속한 제품 개발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 중심 수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뷰티의 트렌드 대응력, 상표권 보호, 브랜드 지원 역량 강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통관 차단, 해외 지식재산(IP) 보호 지원 등 정책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대응 절차의 복잡성과 조치 지연 등 현장 체감도는 낮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히 신고 이후 조사·차단·후속 조치까지의 진행 상황과 결과 공유가 부족하다는 점이 개선 과제로 지목됐다.

 

코딧은 K-뷰티 글로벌 확산 속도에 비해 정책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정지은 코딧 대표는 "중소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장벽을 해소할 제도적 지원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며 "브랜드 보호 중심의 후속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 차원의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협력실장은 "전자상거래 환경에서는 한 기업의 침해가 K-뷰티 전체 신뢰 저하로 확산될 수 있다"며 "사전 예방 중심 상표 보호 지원, 대응 절차 간소화, 조치 결과 공유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식재산 보호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통관 단계 차단, 온라인 모니터링, 해외 IP 보호 지원 확대와 함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속도 개선과 절차 단순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메가경제>

 

플랫폼 역할과 책임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졌다. 업계는 국내외 전자상거래 유통 과정에서 제품 이미지와 상표가 그대로 도용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후 단속 중심 대응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려운 만큼, 판매자 입점 단계 검증과 신고 이후 신속 차단 등 플랫폼 차원의 선제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경옥 실장은 "단속이나 소송은 이미 피해가 발생한 이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위조 상품 신고 시 플랫폼이 신속히 조치하고 유통을 차단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조품 유통은 플랫폼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내외 플랫폼도 자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는 마켓플레이스의 선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품을 주문했지만 가품을 받는 사례는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셀러 입점 단계에서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 신뢰 가능한 판매자만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논의도 진행 중이다. 김지훈 지식재산처 서기관은 온라인 플랫폼 책임을 규정하는 상표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보완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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