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페이백·가짜진료’ 의심 병의원 15곳 추가 수사의뢰
실손보험 가입 확인 뒤 1000만원 선결제·현금 환급 의혹…쿠폰·택시비 지원 사례도
9월 초 3차 행정조사 착수…의협 전문가평가제 등 의료계 자정 압박 강화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8-28 14:06:16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보건복지부가 실손보험 가입 환자를 상대로 진료비 일부를 되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과 허위·과잉진료 등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15곳을 경찰에 추가 수사의뢰했다. 지난 6월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 출범 이후 수사의뢰 대상은 총 33곳으로 늘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지난 7월 말까지 제보센터에 접수된 사례와 2차 행정조사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구체적인 위법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병의원 15곳을 선별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두 차례 수사의뢰에 이은 세 번째 조치다.
이번 대상에는 요양병원 8곳, 한방병원 4곳, 병원 1곳, 의원 2곳이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전남·광주 3곳 순이다. 특히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고액 진료비를 먼저 결제하도록 유도하거나 진료비 일부를 현금·현물 등으로 되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실손보험을 환자 유치 수단으로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A병원은 암환자 입원 상담 과정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약 1000만원 상당의 패키지 선결제를 권유하고, 매달 50만원 상당의 ‘실손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를 거부하자 다른 가족의 입원까지 거절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B병원은 환자 건강상태와 무관하게 고액 입원비 패키지 결제를 유도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입원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료비 일부를 카페·네일숍·마사지 쿠폰 등으로 돌려주거나 택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했다는 내용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보험상품 조건을 분석해 환자별로 할인 방식을 달리한 사례도 있었다. C병원은 이른바 ‘할인 관리시트’를 만들어 환자의 보험 가입 현황과 할인·외래관리·결제 정보를 관리하고, 보험상품별 면책조건을 활용해 맞춤형 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나 처방전을 작성해 보험금 수령을 도왔다는 정황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D병원의 경우 페이백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입원비와 퇴원비 등을 현금으로 거래하고, 고주파·피부미용 주사 등의 치료 일정을 미리 짠 뒤 월 치료비를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환급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입원 환자에게 자유로운 외출과 외박을 허용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정부는 비정상 진료가 건강보험뿐 아니라 실손보험 재정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조사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행정조사반은 대한의사협회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의사회가 비윤리적·부적절한 진료행위를 자체 조사하는 ‘전문가평가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9월 초에는 3차 행정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비정상·가짜진료는 선량한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피해를 주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고질적 관행”이라며 “행정조사와 수사의뢰를 통해 위법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