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방산 사업 성공에도 고스트로보틱스는 '티'
방산전문가 출신 전문 CEO, 회사 최대 실적 이끌어
LIG넥스원, '로봇 개' 품에 안았지만 현재는 성장통
이동훈
ldh@megaeconomy.co.kr | 2025-01-21 14:30:33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탁월한 리더십으로 회사의 방산 부문을 전성기에 올려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고스트로보틱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재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신익현 대표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방산 전문가로서, LIG넥스원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풍부한 군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LIG넥스원에 입사해 C4ISTAR 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며 다수의 사업 성공에 일조했다.
그가 지난해 대표에 취임한 이후, LIG넥스원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1조3682억 원, 영업이익 1161억 원을 냈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2%, 영업이익은 7.1% 늘어난 수치이다.
신 대표는 지난해 7월 유도로켓 ‘비궁’의 미국 시험 발사 성공하는 한편 같은 달 29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PE)와 함께 미국의 사족보행 로봇 전문 기업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3320억원) 인수하며, LIG넥스원의 미국 방산 및 국내외 로봇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된 고스트로보틱스는 사족보행 로봇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대표 제품은 미군에 납품되는 ‘비전60’이다. 이 로봇개는 바위, 모래, 언덕, 얼음, 눈, 계단 등 험로나 장애물 구간에서도 민첩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시속 9.6 km의 속도로 10km 이상 운행한다. 심지어 물에서도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당시 신 대표는 "LIG 고스트로보틱스는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양사의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국방과 민수 분야를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거액을 투자해 인수한 고스트로보틱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KB증권은 LIG넥스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매출액 8692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으로 시장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12개월 목표주가도 3.2% 하향조정했다.
서준모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프로젝트들의 생산과 납품은 예상치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각종 개발비 관련 충당금 등 계절성 비용과 고스트 로보틱스의 영업손실 연결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와 차이가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2020년 매출 43억원 영업손실 18억원, 2021년 매출 95억원,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매출 276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기록했지만, 어쩐 일인지 넥스원이 인수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난해 3분기부터 LIG넥스원의 연결대상으로 편입된 고스트 로보틱스의 실적은 3분기 (8, 9월)에 매출액 22억원에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5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LIG넥스원이 지불한 1877억3200만원의 인수비용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LIG넥스원의 인수전 고스트로보틱스의 매출규모는 520억 원일 것으로 업계는 짐작했다. 이는 고스트로보틱스가 비상장사이기에 세부적인 재무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인수를 위해 재무재표를 살펴보니 추정치와 상당수 괴리감을 나타냈다.
당시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군용 특화 사족보행로봇 기술에 강점을 가진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넥스원의 향후 성장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인수 대상에 대한 재무정보나 향후 전망 부재로 인수 금액이 정당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 대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고스트로보틱스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고스트로보틱스가 방산 부문 벤처 기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스트로보틱스는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이지만, 대기업인 LIG넥스원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기술 상용화 등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족보행 로봇은 현재 방산시장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가장 가성비 높은 기술이기에 LIG넥스원의 풍부한 경험과 고스트로보틱스의 혁신적인 기술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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