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급휴가 없이 '직내괴' 재조사…코오롱글로벌 피해자 ‘모성 보호 미흡’ 주장
재조사 중 연차 소진·무급 상태…피해자 '모성 보호 미흡' 호소
코오롱글로벌 “적법한 후속 조치 시행 중”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1-28 13:59:08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코오올글로벌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재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동료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증언한 뒤 본인도 괴롭힘 피해를 신고했다. 회사의 1차 조사에서 일부 사실이 인정됐으나 사내 재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현재 노동청 재조사와 산재 신청이 병행되고 있다.
문제는 조사 기간 중 회사가 유급휴가나 병가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기존 조직에서 분리해 다른 층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통보하는 등 물리적 고립 형태의 조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진행 시기가 임신·출산 기간과 겹쳤으며, 당시 업무 스트레스 속에서 두 차례 조기 양수 파열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출산 이후에도 업무 강도 조절이나 단계적 복귀 등 모성 보호조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A씨 측 설명이다.
복귀 협의 과정에서는 회사가 기존과 다른 조건의 복귀 방안을 제시했고, A씨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공유된 정황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A씨는 이를 2차 피해로 판단해 추가 신고했으나 회사가 재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노동청 재조사로 이어졌다.
노동 전문가들은 피해자 분리를 명분으로 한 배치 조치가 실제로는 불이익 조치로 작동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한다. A씨 측은 분리 배치 이후 조직 내 평판 훼손 및 업무 배제 정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현행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간 동안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제도가 존재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유급휴가 부여 ▲근무 장소 변경 ▲재택근무 등 보호조치를 즉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호조치는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선제적으로 이행돼야 하는 의무적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1차 조사와 재조사가 병행되는 기간 동안 피해 근로자에 대한 유급휴가·병가 등 실질적 보호조치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회사 측 조치 미흡으로 피해자가 자신의 연차를 모두 소진한 뒤 무급 상태로 버텨야 했다는 점은 ‘법상 보호의무가 사실상 근로자 개인에게 전가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또한 재조사 진행 중에도 가해자로 특정된 직원과의 실질적 분리 조치가 충분히 이행됐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해자의 업무 동선 분리, 부서 이동, 시간차 업무 등 추가적 조치가 가능했음에도 사업주가 이를 소극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노동 전문가는 "절차는 도입됐지만 실질적 보호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제도를 신뢰하고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가 오히려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는 구조가 반복되면 법·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해당 건은 코오롱글로벌과 LSI의 합병 전 발생한 사안으로 현재 노동청 진정에 따라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당사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에 의거해 적법한 후속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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