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家 3세 조나영, '뮤지엄 산' 부관장 선임…오너 역할 분리 전략 재조명
'뮤지엄 산' 부관장 선임…문화재단 중심 '오너 3세 행보' 본격화
경영은 남성·문화는 여성…이병철가(家) 전통 이어진 역할 분담 구조 재확인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3-20 14:27:29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솔그룹 오너가 3세인 조나영 씨(43)가 문화·예술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며 그룹 내 역할 구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일선이 아닌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한 ‘오너 3세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한솔가의 역할 분담 구조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문화재단은 최근 강원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 부관장에 조 씨를 선임했다.
조 부관장은 조동길 회장의 장녀로 한솔그룹 창업가문 3세이다. 조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전 고문의 아들로, 한솔그룹은 1993년 삼성 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독자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조 부관장은 미국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뒤 리움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뮤지엄 산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 기획과 운영을 담당해왔으며, 팀장을 거쳐 이번에 부관장으로 승진했다. 미술관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내부 승진’이라는 점에서 형식적 보직 이동이 아닌 전문성 중심 인사로 풀이된다.
뮤지엄 산은 자연과 예술의 공존을 콘셉트로 한 전원형 복합 문화공간으로, 그룹의 문화사업을 상징하는 핵심 거점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의 사업과 연계해 1997년 종이 전문 전시관 ‘페이퍼갤러리’를 선보인 데 이어 2013년 ‘청조갤러리’를 추가 개관해 전시 영역을 확장해왔다. 기업의 제조업 기반을 문화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로 업계는 평가한다.
현재 미술관 운영은 조 부관장과 그의 모친인 안영주 관장이 함께 맡고 있다.
안 관장이 중장기 전략과 전시 방향을 총괄하는 가운데 조 부관장은 전시 기획과 운영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하는 ‘투트랙 체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안정성과 연속성을 동시에 확보한 ‘모녀 경영’ 구조로 해석한다.
주목할 점은 조 부관장이 그룹의 핵심 사업인 제조·지주 부문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그룹 경영은 배우자인 한경록 대표와 동생인 조성민 등이 맡고 있다. 오너 일가 내에서 경영과 문화 영역을 분리하는 구조가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역할 분담은 국내 주요 재벌가에서 반복돼 온 전통적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남성 중심의 경영 참여와 여성 중심의 문화·예술 분야 담당이라는 구도다. 실제로 삼성가에서도 홍라희 명예관장이 리움미술관 운영을 이끌어온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3세의 문화재단 참여는 단순한 이미지 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 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향후 조 부관장이 문화사업을 넘어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할지 여부도 관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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