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용진' 표 히트작" 노브랜드, 고물가 속 '승승장구'
10주기 맞은 노브랜드, 제품 기획력 앞세워 60배 성장
"그냥 되지 않았다" 가성비 속 숨겨진 '가치 설계'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1-10 14:03:06
[메가경제=정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일군 '노브랜드'가 고물가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10주년을 맞은 노브랜드의 매출은 약 2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이 흥행에는 단순한 'PB(자체 브랜드)'가 아닌 성장 원동력으로 내세운 정 회장의 '가치 설계'를 엿볼 수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지난달에도 2.1%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더 높은 3.5% 오름폭을 기록했다.
노브랜드의 성장세는 이 침체된 소비시장 속에서도 '역성장 구조'를 이뤄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일상용 가공식품 등 저가 제품군의 가격은 최대 16.4% 상승했다.
노브랜드는 반대로 PB상품을 통해 이 물가 부담을 줄여왔다. 이점이 노브랜드가 2020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실적을 키운 배경으로 풀이된다.
노브랜드의 매출 규모는 ▲2021년 1조2000억원 ▲2022년 1조2700억원 ▲2023년 1조3800억원 ▲올해 1조3900억 원 수준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했다. 런칭 초기 234억원 대비 60배까지 불어났다.
◆ 브랜드 성장의 신화, 해외 시장으로 이어질까
노브랜드는 '이마트 비밀연구소, 52주 발명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형마트가 성장 정체를 벗어나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 정용진 회장의 입김에서 태어났다.
정 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만큼, 노브랜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도도 확보했다. 노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 아래 제품군을 꾸준히 확장하며 현재까지 누적 1600여 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6월 중순 진행된 할인 행사에서는 '출시가'로 제품을 판매하며 고객 관심또한 유도했다. 어묵탕과 꼬치구이를 비롯한 일부 품목은 SNS를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같은 용량의 스낵류라도 10~30% 저렴하고 일부 제품은 '화제의 상품'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며 "이는 단순 PB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 신뢰를 확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치 성장 전략은 ▲가격 경쟁력 ▲브랜드 안착 ▲해외 진출 등으로 이어지며 성장 동력이 됐다.
편의점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전용 매대를 설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성과를 얻고 있다. 초기 10곳이던 점포 수는 5개월 만에 500곳으로 늘었고, 매출은 점포당 일평균 7%가량 상승했다.
가격 경쟁력과 제품 구성력은 해외 사업 성장의 기반이 됐다. 이마트는 필리핀과 라오스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열었으며, 베트남 하노이 등 도심 진출도 추진 중이다. 특히 라오스 비엔티안 시발라이 지역에 개점한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 내 20개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몽골에서는 현지 파트너사 알타이홀딩스와 협력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몽골 내 노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 실적의 중심 '노브랜드', 향후 성장세도 '기대'
노브랜드는 그룹 실적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593억원(전년 대비 238%↑)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노브랜드가 상품과 마트, 고객을 잇는 교두보로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마트 또한 노브랜드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0주년을 맞은 노브랜드는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꾸준히 이마트를 찾게 만드는 첫 번째 이유가 ‘노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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