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PF 소극적 운영 덕택에, 예년 수준 이상 배당 가능
금감원 경고에도 PF 리스크 영향 없을 듯
미래에셋증권도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송현섭
21cshs@naver.com | 2024-01-29 14:45:52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전략을 유지해 온 삼성증권 등이 배당 등 주주 환원정책을 오히려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배당성향을 전년도와 같은 35.8% 수준에서 1주당 2200원의 배당금 지급을 의결했다.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29% 올라 500원 늘었는데 2023년 잠정실적이 브로커리지 매출증가와 IB·상품운용손익, 금융수지 안정화 등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2022년보다 28.1% 늘어난 740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세전이익은 30.1% 증가한 7477억원,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29.7% 늘어난 5480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회계기준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6619억원, 세전이익 6605억원, 당기순이익은 4835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배당금 지급 결정을 비롯한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는데 주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실적 확정치는 오는 2월 실적발표를 통해 확정 공개된다.
앞서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키움증권은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사업연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30%이상 현금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영풍제지 관련 손실규모는 4300여억원에 달하나 주주환원 정책으로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당장 지난해 4분기에 손실을 모두 반영하나 배당정책에 영향이 없도록 수년간 손실을 나눠서 관리회계에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배당기준일을 종전 12월말 기준이 아닌 익년 3월 초로 바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배당을 확정 짓거나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이들 증권사는 PF 사태를 포함해 국내외 부동산 투자로 인한 익스포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주목된다. PF사태와 실적부진으로 고민에 빠진 다른 증권사들보다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주들의 배당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예년 이상 배당을 예고한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앞서 금감원에서 PF 사업 정상화를 위해 충당금을 더 쌓고 성과급·배당을 자제하라고 했던 경고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계획을 밝히며 증권가에 주주환원 정책 기류를 선도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1000만주와 우선주 50만주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배당도 예년과 비슷한 30%를 넘는 수준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10월부터 연말까지 3개월간 보통주 1000만주를 매입한 바 있으며 내달 22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구체적인 배당 및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PF 사태와 실적부진의 파고를 넘어 주주환원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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