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리조트 접수 김동선 부사장, 돈 못 버는 사업장 가차 없는 철수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이달 말 영업중단... 단물만 빼 먹고 문 닫아
울진군 "한화, 일방적 중단 철회 요구... 군민들 "지역 상권, 일자리 다 죽는다"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3-11-29 15:11:0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화호텔엔리조트(이하 한화호텔)가 운영 중인 경북 울진군 소재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이 이달 말을 끝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때부터 김 회장 삼남으로 한화호텔 부문을 총괄하는 김동선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이 문을 연 지 35년 만의 결정이어서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조트 영업 중단 소식에 울진군과 군민들은 한화 호텔을 상대로 영업 중단 조치를 제고해 달라고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지역 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군민들의 일자리가 사라져 결국 인구 소멸이 더 가속화할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최근 울진군수가 서울로 상경해 한화호텔 관계자들과 만나 영업 중단 조치에 대해 제고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한화호텔 측은 제고의 여지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울진 군민들은 한화호텔 측이 영업 중단을 강행할 경우 지역주민회가 상경해 63빌딩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호텔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호텔과 레저 부문에 새롭게 수장으로 올라선 김동선 부회장의 경영방침이 ‘선택과 집중’인 상황이라 '영업 중단'이라는 결정이 번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서다. 반대로 수익성이 담보된 곳에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대규모 프리미엄 빌라 단지 조성, 호텔 위탁 운영 등 신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한화호텔은 여행 수요가 꾸준한 여수 벨메르, 양양 브리드 호텔, 마티에 오시리아 등 신규 시설을 지속 오픈하여 회원 가치 및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있으며, 향후 준비 중인 설악 쏘라노의 프리미엄 사업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은 영업 중단 후 부지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정인 상태다.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리조트 외벽을 펜스로 가로막아 외부 출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근무 중인 직원들은 면담을 통해 타지역에 운영 중인 호텔이나 리조트로 전환 배치한다.
한화 호텔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울진에 터를 잡은 직원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근거리의 호텔이나 리조트가 없어 '이사 하거나 퇴사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거주하며 근무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당장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제 울진군 지역에는 '한화의 지역 사회공헌이 영업 철수인가', '한화 콘도 철수하면 일하고 있는 우리 면민은 어디 가서 일하냐' 등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운영 중단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화호텔이 온천관광지구 내에 사업장을 정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한화호텔은 충주시 수안보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수안보온천'도 영업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그나마 코로나19 시기에 내린 조치라 사회적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 탓에 큰 반발은 없었다.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영업 중단'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사실상 한화호텔은 온천관광지구 내에 있는 모든 사업장에서 철수하게 된다. 설악 쏘라노와 경주 한화리조트가 온천광광지구내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은 온천만을 목적으로 여행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복합리조트를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으며, 5060세대를 타겟으로 주목받던 온천여행은 저물고 있어 한화 호텔도 이런 지역에서 손절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여행객들의 스타일은 핫플레이스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선호하는 분위기라 단순히 온천을 테마로 한 여행지는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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