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 업황 악화에 '희망퇴직' 실시, 대표 교체설도 '솔솔'

MD·PD직군 업무 연관 없는 IT팀으로 발령내 직원 불만 고조
사측 "회사가 조직개편 후 인사발령 내는 것은 당연한 조치"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4-03-11 14:11:26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홈앤쇼핑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가운데 일부 직원들이 업무 연관성과 전혀 연관이 없는 곳에 발령받았다며,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홈앤쇼핑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위해 젊은 인재를 영입했는데, 해당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IT 부서로 전환 배치했다"며 "사원, 대리, 과장 할 것 없이 MD든 PD든 모두 IT 부서로 발령 낸 것은 사측의 권고사직성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 홈앤쇼핑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홈앤쇼핑]

 

이어 "회사에 이들이 즉시 업무가 가능한 방송사업부가 있는데 수익성이 안 난다는 이유로 전혀 업무 연관성이 없는 곳으로 내쫓은 것"이라면서 "많은 직원이 이번 사측의 조직개편안에 불안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앤쇼핑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회사가 조직개편을 통한 인사 발령을 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업무 적응을 위해 별도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홈앤쇼핑은 지난주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만 51세 이상 직원들과 차장·부장 직급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현재까지 몇 명의 직원들의 접수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희망퇴직자들에게는 기본급 18개월 치를 지급하고 만 10년 이상 근속 시 기준 월봉 6개월분을, 만 5년 이상 근속 시에는 기준월봉에 3개월분을을 추가 지급한다. 여기에 자녀 1인당 500만 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제 성장 둔화와 소비침체로 홈쇼핑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앞으로 경영 및 조직개선에 앞서 올해 한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희망퇴직자를 늘리기 위해 업무 관련성이 떨어지는 곳에 인사발령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인사의 폭풍을 맞은 라이브커머스 MD와 PD들이 IT팀으로 전환 배치된된 가운데 홈앤쇼핑이 또다시 유사 직군에 대한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사업 종료 결정 후 라이브커머스 관련 채용도 순차적으로 정리하던 중 이었고, 오늘 채용공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홈앤쇼핑의 이 같은 결정에 이번 홈앤쇼핑의 채용공고에 입사 지원을 한 지원자들은 '의문의 1패'를 당한 샘이 돼버렸다.

한편 홈앤쇼핑의 이번 조직개편은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쇼핑 부문을 강화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라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가 TV 방송 수익성이 악화해 라이브커머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기에 수익이 안 난다고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접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실적 악화 때문이 아니라는 점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홈앤쇼핑의 한 직원은 "홈앤쇼핑은 지난해 2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 정도 증가한 수준임에도 직원들의 성과급은 줄이고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현재 각자 역할을 열심히 일하는 두 대표를 몰아내고 본부장 중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보필을 잘하는 사람을 새 대표로 내정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현재 홈앤쇼핑은 경영 부문은 이원섭 대표가, 영업 부문은 이일용 대표가 각각 맡고 있다.
경영 부문을 총괄하는 이 대표의 임기가 이달 29일까지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가 사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홈앤쇼핑은 당분간 이일용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일용 대표의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만료될 예정이라 이후 홈앤쇼핑은 새로운 대표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직원은 "홈앤쇼핑은 어쩔 수 없이 대주주인 중기중앙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기중앙회 거수기 역할을 잘할 인사가 새로운 대표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며 "마치 영화 '서울의 봄'처럼 '홈앤의 봄'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아직 대표 교체와 관련돼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가 32.83%로 최대주주이며, 농협경제지주 19.94%, 중소기업유통센터14.96%, 기업은행 9.97% 순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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