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적자' 휴온스랩 품는 휴온스…"성장 투자 vs 주주가치 훼손"

바이오 신약 역량 강화 위해 휴온스랩 흡수 결정
소액주주 반발 확산…합병 정당성 시험대 올라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6-10 15:02:42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휴온스가 휴온스랩 흡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바이오 성장 투자''우회상장 논란'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회사는 적자 상태인 바이오 자회사에 안정적인 연구개발 자금을 공급하고 통합 R&D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사실상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사에 편입시키는 구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휴온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랩과의 흡수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휴온스가 존속법인으로 휴온스랩을 흡수하는 구조이며, 체결 승인 당시 휴온스와 휴온스랩 간 합병 비율은 1:0.4256893으로 공시했다가 지난 4일 기준 1 : 0.4256943로 변경했다. 

 

▲휴온스글로벌 사옥 전경. [사진=휴온스글로벌]

 

합병 배경에는 합성의약품 중심의 기존 파이프라인에 더해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결합,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 역량 확보가 있다. 특히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 등 휴온스랩의 기술을 흡수해 글로벌 기술이전까지 이어지는 R&D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연구개발 비중 확대를 통해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요건 충족 가능성을 높이고, 약가 우대 정책 수혜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휴온스랩은 자본잠식 상태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연구개발 재원 확보를 위해 합병이 불가피해 합병 시 휴온스랩이 향후 목표하는 기술이전 단계까지 필요한 안정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휴온스글로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휴온스랩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30억원, 2022년 43억원, 2023년 61억원, 2024년 79억원, 2025년 102억원 순으로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2025년 기준 부채(유동부채+비유동부채) 규모는 101억원으로 자산(유동자산+비유동자산) 규모(83억원)보다 1.22배 많았다. 2024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제약 및 바이오신약 연구개발부터 판매에 이르는 통합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이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

 

◆ 주주가치 훼손 논쟁 격화…‘우회상장 논란’ 제기

 

다만, 합병을 둘러싸고 소수주주를 중심으로 반발도 커지고 있다. 휴온스랩의 수익성 부재와 낮은 평가 가치에도 불구하고 합병 비율이 산정되면서, 휴온스 주주 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성장 전략이라는 명분 아래 저평가 자회사를 흡수하는 구조”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합병의 적정성과 시점, 평가 방식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휴온스글로벌 사례를 언급하며, 독자 상장이 막히자 핵심 비상장 자회사을 타 상장 계열사에 흡수합병시키는 ‘우회 방식’에 대해 98.4%가 반대를 표명했다.

 

중복상장 규제를 회피하는 실질적인 우회상장이자 지주사 주주의 가치를 타 법인으로 유출하는 행위여서 쪼개기 상장과 동일하게 엄격한 심사와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설문에 참여한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

 

휴온스그룹은 이 같은 주주들의 반발에 대해 이번 합병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병 구조의 공정성과 절차적 적정성 검토 하에 이뤄졌으며, 승계 목적과 연관 없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바이오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논란 타파를 위해 주주 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의사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주주들에게 묻기로 했다.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합병으로 발생하는 신주 일부를 일반주주에게 현물 배당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일반주주 환원 효과를 강화하고 합병에 따른 가치 희석 논란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 "법적 절차만으론 부족"…주주 설득이 합병 성패 가른다

 

업계 일각에서는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이 최근 자본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우회상장' 논란과 유사한 구조라는 점에서 회사가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확한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합병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역량 통합, 의사결정 효율성 제고,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경영전략 측면의 논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한 경영전략 전문가는 "예전에는 큰 논란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사안도 이제는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우회상장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특별위원회 구성이나 절차적 적정성 검토 역시 의미 있는 조치이지만 그것만으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업은 단순히 법적 절차를 준수했다는 설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주들이 왜 우려하는지 이해하고 충분한 소통을 통해 납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외에서 유사한 합병 사례가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경우 주주 반발로 무산됐는지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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