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신탁, 임직원 25명 무더기 제재…내부통제 ‘구멍’ 논란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 적발
이상원 기자
sllep@megaeconomy.co.kr | 2026-05-15 15:00:42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하나자산신탁 임직원 25명이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규정 위반으로 금융당국 제재를 받으면서 금융권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단순 신고 누락 사안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회사 임직원의 이해충돌 관리와 내부자거래 차단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6일 하나금융그룹 계열 부동산신탁사인 하나자산신탁 소속 부장·차장·과장·대리급 직원들에게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제한 위반으로 견책·주의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부터 최대 2024년 말까지 회사에 신고하지 않은 증권계좌를 이용해 상장주식을 거래하거나, 분기별 매매 내역을 제때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제재 대상 25명에게 부과된 과태료를 모두 합산하면 총 2억5500만원 규모다. 개인별 과태료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170만원까지 차이를 보였다.
자본시장법 제63조는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이 자기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할 경우 회사에 신고된 단일 계좌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직원은 최대 6개 계좌를 동시에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원금은 일부 사례에서 2억원을 웃돌았고, 최장 333일 동안 거래가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해당 규정이 단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금융시장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 통제 장치라고 본다.
투자업 종사자는 업무 과정에서 기업 실적이나 프로젝트 관련 비공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인 투자와 직무 사이에 이해충돌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수 계좌 운용은 내부 감시망을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회사 준법감시 부서나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단일 계좌 거래는 추적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여러 증권사 계좌에 거래가 분산되면 전체 매매 패턴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만드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안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위반 규모와 기간이다. 단순 개인 일탈이 아니라 25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수 년간 유사 행위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회사 차원의 준법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업의 핵심은 고객 신뢰인데 임직원 개인 거래조차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았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 전체 내부통제 수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신탁회사는 부동산업을 주로 다루는 회사로 자본시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나 제도적 절차에 따라 과태료를 받은 것”이라며 “금감원 지시사항에 따라 해당 사항에 대해 조치 완료 및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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