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가족까지 보증 서라"…두산밥캣, 대리점 갑질에 공정위 '철퇴'
과도한 담보·연대보증 요구에 시정명령
소비자 미수금까지 대리점에 떠넘겨…거래상 지위 남용 적발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6-21 13:36:52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리점에 과도한 담보와 연대보증을 요구하고 소비자의 대금 미회수 위험까지 부담하도록 한 두산밥캣코리아의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공정위는 두산밥캣코리아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불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통지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두산밥캣코리아는 두산그룹 계열의 산업·건설장비 제조 및 판매 기업으로, 지게차를 전국 대리점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공정위는 회사가 대리점에 과도한 담보를 요구하고 상품대금 미회수 위험을 전가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두산밥캣코리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대리점이 제공한 물적 담보 외에도 직원이나 가족 등 제3자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우도록 요구했다. 회사는 대리점의 연간 매출 규모에 따라 최소 3억~6억원 수준의 담보를 요구하면서도 담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가 연대보증까지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상품 판매계약의 당사자가 소비자와 두산밥캣코리아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채권 미회수 위험을 대리점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리점이 받는 판매수수료가 상품대금의 약 8.5%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소비자 채무를 기준으로 담보 규모를 산정한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판단이다.
또 다른 문제는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대리점이 이를 대신 부담하도록 한 계약 조항이다. 두산밥캣코리아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대리점 계약서에 소비자의 채무불이행 시 대리점이 이행담보책임을 지고, 미회수 대금을 대리점의 판매수수료와 상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상품대금 미회수 위험은 원칙적으로 판매 당사자인 두산밥캣코리아가 부담해야 함에도 이를 대리점에 전가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소비자가 미납한 상품대금 전액을 대리점이 부담해야 하는 반면, 대리점이 받는 수수료는 판매대금의 약 8.5% 수준에 불과해 책임과 보상이 현저히 불균형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정위는 두산밥캣코리아가 실제로 담보권을 행사하거나 판매수수료 지급을 유보·상계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조사 과정에서 연대보증 요구를 중단하고 관련 계약 조항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공급업체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소비자의 채무 위험을 떠넘긴 행위를 적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향후에도 공급업자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대리점 거래 질서 확립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두산밥캣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4911억원, 당기순이익 1513억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 기준 자산총액은 약 9792억원 규모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