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풍 의결권 제한 위법 판단…고려아연 "현재 지배구조와는 별개"
호주 계열사 SMC의 법적 성격 쟁점…박기덕 대표에 1억원 배상 명령
영풍·MBK "주주권 침해 책임 확인"…고려아연 "정기주총 아닌 임시주총 관련한 판단"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7-13 13:53:42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법원이 고려아연이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임시주총)에서 호주 계열사 SMC를 활용해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이번 재판의 핵심은 경영권 방어 행위 전반의 적법성이 아니라 SMC를 국내 상법상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는 입장이다.
13일 영풍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지난 10일 영풍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영풍에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SMC를 통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가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SMC는 주식 양도와 주주 수, 상장 등에 제한을 둔 폐쇄적 구조의 회사로 국내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일하거나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SMC가 상법상 자회사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박기덕 대표가 고려아연 대표이사이자 SMC 이사로서 상호주 형성과 의결권 제한 과정에 관여했고, 법률적 쟁점과 주주권 침해 가능성을 검토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의결권 제한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이사 수 상한 설정과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근거로 제시됐다.
또 영풍이 주주총회 연기와 추가적인 법률 검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을 검토하거나 대응할 실질적인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법원이 경영권 방어 목적의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SMC를 상법상 주식회사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상호주 구조를 활용한 행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이번 선고는 정기주총이 아닌 임시주총을 기반으로 했으며, 주주총회 의장(박기덕 대표) 개인에 대한 위자료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현재의 이사회와 지배구조가 이번 판결의 대상이 된 2025년 1월 임시총회가 아니라 같은 해 3월 정기주주총회 결의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당 정기주총의 적법성은 별도 소송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판결은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와 이를 주도한 경영진의 법적 책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SMC의 법적 성격과 이를 근거로 한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을 다룬 민사 판결"이라며 "다만 현재 고려아연 지배구조의 유효성이나 경영권 분쟁 전반에 대한 판단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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