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지노 업계와 관광진흥기금 적정성 놓고 갈등 조짐
업계 "타지역보다 관광진흥기금 더 높아 불공평"
도민들 "범죄율 증가 등 생활환경 영향"엔 부정적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4-01-08 15:08:02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제주도와 카지노업계 관광진흥기금 적정성 여부를 두고 갈등 조짐이 보여 주목된다.
제주도는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19세 이상 도민 1만명을 대상으로 '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도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도민들은 지역 내 운영 중인 8개 카지노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 증가, 관광객 소비지출 증가, 도민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제주 도내 카지노가 제주도 재정 수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지노 업계가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따라 연간 총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하고 있어서다.
제주도가 지난해 카지노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관광진흥기금은 약 7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도내 카지노 업계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카지노 사업 정상화로 수백억원대 관광진흥 기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지노 업계가 총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 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는데도 제주도민들의 41.4%는 이 금액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카지노 업계는 제주도는 서울과 인천, 부산 등과 달리 카지노 전문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까지 총매출액에 포함하고 있어 관광진흥기금 부과 기준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제주 카지노 산업 건전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카지노 업계는 관광진흥 기금 납부 기준이 되는 카지노 총매출액에서 전문모집인 수수료를 제외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타지역과 달리 관광진흥 기금 부과 기준에 전문모집인 수수료까지 총매출액에 포함한 이유는 모집인에게 과다한 수수료를 책정하면서 이를 총매출액에서 누락해 세수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는 국회 등의 지적에 따라 조례를 개정했기 때문이다.
한편 카지노 업체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직원 2400여명의 대부분을 제주도 출신 직원들로 선발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초등학교에 3만여 권의 도서를 보급하는 씨앗 문고 캠페인을 비롯해 도내 문화 예술인을 키우고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주컬프로젝트, 제주의 문화와 이야기를 제주어로 노래하는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 공식 후원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화월드의 랜딩카지노도 청년 및 취약계층이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수혜 계층을 다각화하고 있다. 재단법인 제주신화월드 교육일자리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역의 인재양성을 실천하고 있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맞춤훈련센터와 연계한 제주신화월드 행복공작소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장애인 취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제주 생태보호를 위해 곶자왈 매입 비용으로 100억원을 곶자왈공유화재단에 기탁하기도 했다.
카지노 업계의 이 같은 노력에도 도민들은 카지노로 지역 범죄율이 증가하는 것과 쓰레기·소음공해·교통 통행량 등 생활환경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제주도는 매년 정기적으로 도민 카지노 인식조사를 진행해 인식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도민인식조사 결과 긍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사행심 조장 등 부정적인 의견도 다수 나타났다"며 "제주 카지노가 건전한 관광산업으로 발전하도록 도민 인식 개선을 위한 정책 방향을 설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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