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동차 공장은 더 스마트하게"…기아 '맞춤형 생산', 현대차그룹 '수소 생태계' 선봬
기아, 배터리·차체·도장 공정에 로봇·자동화 기술 접목…PBV 맞춤형 생산 혁신
현대차그룹,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발전까지…미래 에너지 생태계 공개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11-03 13:37:02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자동차가 금융·치안 등 기업 고객사 용도에 맞춰 만들어지고,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가 자동차를 넘어 도시의 전기를 공급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러한 모습은 아직 시민들에게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일부 활용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에 어떻게 적용되고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술들이 서울 코엑스에 등장했다.
기아는 자동차 생산의 혁신을,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를 활용한 미래 에너지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AIoT(AI·사물인터넷) Week Korea 2026' 현장에 도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AI사물인터넷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그룹, 기아, 삼성생명 등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다.
이달 5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AI와 IoT가 결합한 차세대 산업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이날 기아 전시공간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PBV to Life(생활 목적기반차량)'라는 문구가 펼쳐진 미래 자동차 생산공정 영상이었다.
모니터 화면 속에서는 차량 차체가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자동차를 자동화 공정 뿐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은 목적기반차량(PBV)이다. 일반 승용차와 산업별 용도에 맞게 배송이나 물류, 승객 운송 등 사용 목적에 맞춰 차량 구조와 기능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이를 위해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소개했다. 하나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목적에 최적화된 차량을 제작하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같은 전시 화면에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이라는 설명도 등장했다. 고객의 다양한 활용 목적을 반영해 맞춤형 PBV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차체와 부품을 모듈화·표준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도 적용해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생산공정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자율주행 운반로봇(AGV)이 부품을 필요한 장소로 옮기고, 로봇이 차체를 검사하거나 도장 작업을 수행한다. 기존 생산라인에서 사람이 맡았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샌딩(표면처리)·폴리싱(광택) 등 도장 자동화 기술은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수 도료 공급 시스템'은 색상 변경에 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해 다양한 색상의 차량을 신속하게 생산하도록 돕는다.
배터리 기술도 빠지지 않았다. 기아는 배터리 낱개를 구성하는 셀을 모듈 단계를 거치지 않고 팩으로 구성하는 셀투팩(Cell-to-Pack) 구조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기술을 소개했다. 전방위 배터리 보호 구조에는 탑승자와 배터리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가 적용됐다.
◆ "수소를 만들고, 옮기고, 쓴다"…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 뭉쳐 수소 생태계 구축
기아의 전시가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었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이하 그룹)의 전시는 '미래 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가까웠다.
그룹 전시공간에는 수소 브랜드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인 'HTWO'가 전면에 등장했다.
HTWO는 'Hydrogen for Humanity(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 사업 전략을 도모하기 위한 수소경영 철학으로 통한다.
전시 벽면에는 '수소를 만들고, 저장하고, 옮기고, 쓴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수소 생산 단계에서는 수전해와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저장·운송 단계에서는 기체·액체 수소 저장 시스템과 충전 인프라를 소개했다. 활용 분야도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철도와 발전기, 연료전지 파워팩 등으로 확대했다.
실제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발전기는 이러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는 모듈을 직렬·병렬로 통합해 전력 규모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해당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현대차 수소전기차인 넥쏘에도 탑재됐다. .
전시 안내판에 따르면 이 발전기의 최대 출력은 100kW, 정격 출력은 70kW다.
전력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계통 연계 발전과 비상전원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그룹은 수소차 시장에서 축적한 성과도 강조했다. 최근까지 글로벌 승용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량 약 8만대인데 이 중 현대차가 약 5만대로 64%를 차지했다. 경쟁사 판매량 약 2만8000대보다 1.8배 많은 규모다.
수소전기차 운행을 통해 확보한 실제 주행 데이터도 약 23억㎞에 달한다. 이 중 승용차가 79%, 상용차가 21%를 차지한다. 그룹은 이러한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기술의 신뢰성과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두 전시공간은 서로 다른 기술을 소개했지만 지향점은 같았다. 기아가 자동화와 모듈화를 통해 자동차 생산의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면, 그룹은 수소 생산·운송·활용을 하나로 연결해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코엑스 전시장에서 확인한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는 자동차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부터 차량을 움직이는 에너지, 도시의 전력 공급까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AI와 IoT가 바꾸는 미래 자동차와 에너지 산업과의 연계된 스마트 친환경 무대가 어디까지 넓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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