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 토픽] 글로벌 조선 수주 숨 고르기… 물량은 줄고, 판가는 버텼다
1월 발주 감소 속 중국 독주·한국 선별 수주…조선업 '질의 경쟁' 본격화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2-06 15:03:29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글로벌 조선 시장이 새해 들어 물량 조정 국면에 접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1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줄었지만 선가와 수주잔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조선업 호황의 체력이 아직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국가별로는 중국의 물량 우위와 한국의 선택적 수주 전략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561만CGT(158척)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91만CGT) 대비 37% 감소한 수치다. 연말에 몰렸던 발주가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년 동기(443만CGT)와 비교하면 오히려 27%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선박 발주 수요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국가별 수주 실적을 보면 중국의 물량 지배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중국은 1월 한 달 동안 374만CGT(106척)를 수주해 전 세계 발주의 67%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125만CGT(26척)로 점유율 22%에 머물렀다.
중국 조선소들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등 범용 선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조선소로 발주가 몰리면서 글로벌 선주들의 ‘물량 발주’가 중국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대형 조선소의 생산능력을 앞세운 물량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며 “발주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량 변동성과 달리 글로벌 수주잔량은 오히려 늘었다.
1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8035만CGT로 전월 대비 507만CGT 증가했다. 글로벌 조선업이 여전히 중장기 일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억1191만CGT(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은 3631만CGT(20%)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증가 폭은 중국이 380만CGT, 한국이 100만CGT였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흐름은 다소 엇갈린다.
중국은 1년 새 수주잔량이 1,283만CGT 증가한 반면 한국은 39만CGT 감소했다. 중국이 장기 물량을 빠르게 쌓아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인 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84.29로, 전월(184.65)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사실상 보합권이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1월(127.11)과 비교하면 약 45% 상승한 수준으로 조선업 호황이 구조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종별로 보면 고부가 선박의 가격 강세가 여전하다. LNG운반선 2억480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22~24k TEU) 2억6100만 달러, 초대형 유조선(VLCC)은 1억2850만 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기술 장벽이 높은 선종으로 선가 하락 압력이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현재 조선 시장을 ‘물량 조정기 속 질적 경쟁의 시기’로 보고 있다.
단기 수주량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친환경 선박 전환과 글로벌 에너지 운송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일감과 선가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얼마나 많이 수주하느냐보다 어떤 선종을, 어떤 가격에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수주잔량과 선가가 동시에 높은 현재의 구조는 조선업이 여전히 유리한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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