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박물관, 교류기획전 ‘조선의 정원’ 13일 개막…국보 백자 등 명품 유물 80여점 공개

10월 13일부터 12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서 무료 개최…선비들의 조경 철학과 원예 문화 조명
국보 ‘백자청화산수화조문항아리’·보물 ‘독서당계회도’·정조 필 ‘파초도’ 등 대거 출품
방지원도 연출·별서 실감영상·황수로 명인 ‘윤회매’ 등 다채로운 미디어·설치물 결합

박성태 기자

pst2622@naver.com | 2026-10-12 13:04:51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두지 않고 삶의 터전 안으로 끌어안았던 조선 선비들의 정원 문화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부산박물관은 10월 13일부터 12월 13일까지 62일간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26년 교류기획전 '조선의 정원, 마음을 심고 풍경에 노닐다'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은 채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자 했던 조선시대 정원의 인문학적 가치와 미학을 집중 조명한다. 담장 너머의 차경(借景)을 빌려와 마당으로 삼고, 화초를 기르며 군자의 덕목을 수양했던 선비들의 조경 철학과 원예 문화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전시에는 조선 정원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 80여 점이 출품된다. 국보 <백자청화산수화조문항아리>를 비롯해 보물 <독서당계회도>, 정조가 직접 그린 보물 <파초도>와 <국화도>, 조선 전기 강희안이 저술한 원예 전문서 '양화소록'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가유산급 명품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시 구성은 정원의 철학적 깊이와 일상의 풍류를 아우르는 3부 체제로 기획됐다.

1부 ‘마음을 심다’에서는 선현들의 고사 속 이상향과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심상(心象) 속에 조영했던 상상의 정원인 ‘의원(意園)’을 통해 선비들이 공간에 투영한 삶의 지향점을 살핀다.

2부 ‘자연을 들이다’에서는 바깥 산세와 수목을 정원 안으로 빌려오는 ‘차경’의 조형 감각과 더불어 매화, 소나무, 국화 등 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며 인격 수양의 거울로 삼았던 식물관을 다룬다.

3부 ‘풍경에 노닐다’에서는 정원에서 벗들과 시(詩)·서(書)·화(畵)를 공유하던 계회(契會) 문화와 더불어 후원에서 바둑, 투호 등을 즐기며 소박한 일상의 여유를 찾던 사대부들의 풍류를 전달한다.

유물 감상의 몰입도를 높이는 입체적 연출도 돋보인다. 전시 도입부에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담아 네모난 연못에 둥근 섬을 배치한 전통 조경 양식인 <방지원도> 연출물을 조성했다. 아울러 별서 정원의 시간 흐름을 시각화한 미디어 실감영상 <별서에서의 하루>,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장 황수로 명인의 밀랍 공예작품 <윤회매>, 연꽃 포토존 등 감각적인 체험 요소를 결합했다.

정통 유물 전시에 현대적 실감형 미디어 기술과 전통 공예 재현물을 접목하는 방식은 지자체 박물관들이 전시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고문헌과 회화 속에 머물던 역사적 공간을 체감형 콘텐츠로 재구성해 관람객의 문화적 휴식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전시는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조선의 정원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의 대상을 넘어 자연과 철학, 사람의 호흡이 어우러진 수양과 치유의 공간이었다”며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정원의 여백 속에서 잠시 마음을 돌아보고 삶의 여유를 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2026 부산박물관 교류기획전 '조선의 정원' 행사 포스터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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