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정밀 신동국 '4673억원' 뜯어보니…수백억 대여·회수 10년 반복
단기대여금 증가액과 고발액 사실상 맞물려
504억→628억→1190억…대여 뒤 회수 패턴 반복
김민준 기자
kmj6339@megaeconomy.co.kr | 2026-09-16 13:45:25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한미약품그룹 전·현직 임직원 3명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장남을 약 4673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한양정밀의 장기간 자금거래가 도마에 올랐다.
감사보고서를 따라가 보면 한양정밀에서는 실제로 수년간 수백억원대 단기대여와 회수가 반복됐으며, 대표이사에게 빌려준 자금이 같은 해 전액 회수된 사례도 확인된다. 이에 따라 고발인 측이 제시한 ‘4673억원’이 실제 어떤 거래를 합산한 숫자인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법무법인 다전에 따르면 고발인 측은 신 회장 관련 단기대여금 규모가 2014년 673억원, 2015년 639억원, 2016년 516억원, 2017년 506억원, 2018년 505억원, 2019년 628억원, 2020년 1191억원에 달하며 이후 2021년 3800만원, 2022년 15억원, 2023년 3900만원으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고발인 측의 주장에 대해 메가경제가 한양정밀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현금흐름표 기준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증가액 규모는 사실상 고발인 측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대여금 회수도 반복됐다.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감소액은 2014년 676억원, 2015년 685억원, 2016년 489억원, 2017년 538억원, 2018년 505억원, 2019년 630억원, 2020년 641억원, 2021년 3600만원, 2022년 16억원, 2023년 4424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현금흐름표에서 단기대여금 증가는 회사가 해당 연도에 새로 빌려준 돈을, 감소는 돌려받은 돈을 뜻한다. 따라서 각 연도 증가액을 더한 4673억원은 특정 시점의 미상환 잔액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초기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되는 대표이사 자금거래 금액은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증가액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수관계자 주석의 대표이사 ‘대여 및 회수’ 항목에는 2014년 -6억8528만원, 2015년 -27억2132만원, 2016년 28억3248만원, 2017년 -32억3048만원으로 각각 기재됐다.
연말에 남은 대표이사 단기대여금 잔액도 별도로 확인된다. 2014년 말 31억1932만원이던 대표이사 단기대여금은 2015년 말 3억98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16년 말 32억3048만원으로 늘어나더니 2017년 말에는 대표이사 명의의 단기대여금 잔액이 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대여 및 회수’ 금액이나 연말 잔액만으로 대표이사에게 해당 연도 중 실제 얼마가 대여됐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2018년 공시에서 그 사례가 확인된다.
2018년 감사보고서는 대표이사와의 자금거래를 ‘대여 및 회수’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표시하면서 277만원을 기재했다. 같은 해 연말 특수관계자 채권·채무 내역에는 대표이사 단기대여금이 표기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는 같은 2018년 거래가 ‘자금대여’와 ‘자금회수’로 나뉘어 각각 기재됐다. 해당 비교자료에는 대표이사에게 504억633만원을 대여한 뒤, 같은 해 대여해 준 금액 504억633만원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는 대표이사에 대한 자금대여와 회수가 각각 구분돼 기재됐다. 2019년 기준 한양정밀은 신 회장에게 627억6698만원을 대여했고 같은 금액이 회수됐다. 2020년에는 대표이사 대여 규모가 1190억원까지 늘었다. 특수관계자 거래내역에는 대표이사에게 1190억원을 대여하고 같은 해 119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각각 기재됐다.
다만 2020년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감소액이 641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특수관계자 주석의 대표이사 자금회수 1190억원과 차이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 감사보고서는 대표이사에게 1130억원의 배당이 지급됐고, 그 중 556억원을 ‘대여금 등과 상계’했다는 내용을 별도로 기재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해당 연도 특수관계자 주요 거래내역에는 대표이사에 대한 자금 대여·회수와 단기대여금 잔액이 별도로 기재되지 않았다. 즉, 공개된 특수관계자 주석만 놓고 보면 2021~2023년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증가액을 그대로 신 회장 개인 대여액으로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후 2024년부터는 대표이사에 대한 자금대여와 연말 단기대여금 잔액이 다시 확인된다. 한양정밀은 2024년 신 회장에게 43억1043만원을 대여했고, 같은 금액이 연말까지 대표이사 단기대여금으로 남았다. 2025년에는 신 회장에게 400억9791만원이 추가로 대여했으며, 이에 따라 2025년 말 대표이사 단기대여금 잔액은 444억834만원으로 늘었다.
고발인 측은 2024~2025년 약 444억원의 대여금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매입에 사용됐으며, 2014~2023년에도 신 회장이 한양정밀 자금을 단기대여금 형태로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상환한 뒤 다시 차입하는 방식으로 해당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한양정밀과의 자금거래가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라 이뤄졌으며, 원금과 관련 이자를 약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상환했다고 반박했다. 또 회계감사와 세무조사에서도 관련 거래가 정상적으로 처리된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양정밀은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자금 운용으로 손해를 본 다른 이해관계자가 없다는 점도 밝혔다. 이어 이번 고발에 대해서는 한미약품그룹 최대주주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확인하는 대로 무고·명예훼손 고소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메가경제는 신 회장 측에 대여금 적용 금리와 만기, 내부 승인 절차, 2024~2025년 대여금의 실제 사용처 등을 질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전 측에도 고발액 약 4673억원의 산정 방식과 각 연도 단기대여금 중 신 회장에게 실제 지급된 금액을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요청했지만 관련 자료나 상세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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