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공방] "4.6억 뇌물 의혹, 개인의 일탈?"…LIG D&A '윗선 책임론' 고개

임직원 사법리스크에 내부통제 도마…위법 확정 땐 부정당업자 제재 가능성도
수출 신뢰도 타격 우려…과거 '천궁 사업' 감사원 지적까지 다시 소환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8-07 14:23:17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4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임직원이 구속되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끝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LIG D&A 법인이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기소됐거나, 문제의 자금이 법인카드 등 회사 자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금품 제공의 목적이 회사가 참여한 방산사업의 수주 또는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특혜를 얻기 위한 것이었는지, 4억6000만원에 달하는 자금이 실제 임직원의 순수한 개인 돈이었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에서 규명해야 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챗GPT4]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핵심은 임직원 개인의 뇌물공여 혐의가 회사의 사업상 이해관계와 어느 정도 연결돼 있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4억60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의 출처가 순수한 개인 자금인지, 회사 또는 제3자의 자금이 일부라도 동원됐는지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자금 조성과 전달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관여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사건의 성격이 개인 비위에서 법인의 내부통제 및 관리·감독 책임 문제로 확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검찰 "4억6000만원 뇌물·평가 특혜"…LIG D&A "상식적으로 납득 어려워"

앞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뇌물 공여 혐의로 LIG D&A 관계자 A씨를 지난달 31일 구속했다. 

 

검찰은 A씨 등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장보고-Ⅱ(KSS-Ⅱ) 잠수함 링크(Link)-22 체계개발’ 등 무기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혜를 받는 대가로 방사청 직원 B씨에게 약 4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한다.

 

해당 체계개발 사업은 함정·항공기·연합군과 전술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주고받도록 통신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B씨는 사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제안서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준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28일 구속 기소됐다. 

 

다만 LIG D&A 측은 이 같은 의혹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LIG D&A 관계자는 “자사는 규정과 절차를 준수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법적 절차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사실관계가 가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방산사업의 평가 구조상 특정 직원 한 명에게 거액을 건넬 유인 자체가 크지 않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관계자는 “국내 방위산업은 어느 분야보다 엄격한 대내외 규제와 감시·평가 시스템, 컴플라이언스(윤리) 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특정 임직원이 그러한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안서 평가는 10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하는 구조인데, 이 가운데 단 한 명의 우호적인 평가를 얻기 위해 수억원대 금품을 제공하고 형사처벌 위험까지 감수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사업 주관부서도 아닌 전력화지원관리팀을 통해 핵심 사업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의혹 역시 실제 사업·평가 구조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 '개인 일탈' 넘어 법인 책임 번질까…부정당업자 제재 가능성 촉각

 

주무 부처인 방사청 역시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을 개인 일탈 차원의 비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비위 행위가 확인돼 구속이 확정될 경우 법령과 규정에 따라 즉시적이고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모든 방위력 개선 사업을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향후 수사에서 금품의 출처나 전달 과정에 회사 차원의 관여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다. 

 

현 단계에서 법인 책임이나 제재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방산업체가 계약·입찰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방위사업 관련 법령에 따른 부정당업자 제재와 입찰참가자격 제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위사업 분야에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부정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방위사업법 시행령은 사안에 따라 1개월 이상 5년 이하 범위에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내 공공입찰 제한이 곧바로 해외 수출 금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방산 수출은 정부 간 협력과 구매국의 신뢰, 업체의 컴플라이언스 수준이 중요한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해외 사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LIG D&A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형사 사건을 넘어 내부통제와 준법경영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사 결과 조직적인 금품 제공이나 입찰 개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히 실무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방산사업 특성상 내부통제와 준법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천궁' 유착 논란 이어 또 방사청 리스크…LIG D&A 내부통제 시험대

 

한편 이번 의혹을 계기로 LIG D&A의 과거 방사청 관련 논란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LIG D&A는 지난 3월 31일 LIG넥스원에서 사명을 변경한 동일 법인이다.

 

앞서 2018년 감사원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양산사업 계약 실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방사청 관계자와 당시 LIG넥스원 및 협력업체 사이의 부적절한 유착 정황을 적발했다. 

 

당시 감사원은 당초 분리계약으로 추진 예정이던 사업이 일괄계약으로 변경되면서 방사청이 376억원을 추가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방사청 관계자의 협력업체 재취업과 급여 수령, 법인카드 사용, 친인척 취업 및 골프·식사 접대 등의 사례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물론 2018년 사건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수사의뢰 단계였다는 점에서 이번 임직원 구속 사건과 법적 성격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또 다시 방사청 직원과 업체 관계자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LIG D&A가 과거의 ‘흑역사’를 끊고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를 제대로 작동시켜 왔는지에 대한 시장의 질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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