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北 탄도미사일 도발에 한미일 규탄 공동성명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미 핵추진 잠수함 '미시건함' 부산 입항

15일 北, 동해상으로 SRBM 2발 발사…780여㎞ 비행 후 동해상 탄착
윤 대통령 화력격멸훈련 주관 날 北 '무력 대응' 입장 발표 직후 발사
'일본서 회동' 한미일 3국 안보실장, 北 SRBM 발사에 공동성명 긴급 채택
"미국, 한국·일본의 철통 안보공약 재확인…안보리 결의 완전이행 필요성"
토마호크 탑재 미 핵추진 잠수함 방한은 5년8개월…워성틴선언 이행 차원

류수근 기자

ryusk@megaeconomy.co.kr | 2023-06-16 12:38:38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 주관 아래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이 펼쳐진 1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며 도발을 재개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공동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16일엔 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며 굳건한 한미동맹 태세를 보여줬다.
 

▲ 지난 4월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7시 25분께부터 7시 37분께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각각 780여㎞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이에 대한 세부 제원과 추가적인 도발에 대해서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합참은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이 모두 최고 고도 약 50㎞로 약 11분간 850∼900㎞를 비행해 동해 먼바다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섬인 헤구라지마 북서쪽 250㎞ 지점 동해 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진 것은 2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일은 북한의 이번 도발과 관련해 이날 밤 3국 안보실장 명의로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러한 미사일 발사는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역, 국제평화와 안보, 국제 비확산 체제에 미치는 위협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공동성명은 이어 “이러한 행동은 북한이 불안정을 야기하는 발사를 실시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물자의 획득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대북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모든 국가가 완전히 이행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철통같은 안보 공약을 분명히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3국 안보실장은 이날 일본에서 회의 도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고 즉각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추정 궤적. [그래픽=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4월 13일 오전 7시 23분께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한 지 63일 만이다.

이외에도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는 군사정찰위성이라며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고, 당시 우리 정부는 ‘위성 명목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규정해 규탄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한미의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직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경고 입장’을 발표하며 화력격멸훈련에 대응한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남조선 주둔 미군과 괴뢰군은 각종 공격용 무장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하여 우리 국가를 겨냥한 ‘련합합동화력격멸훈련’이라는 것을 벌려놓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불가피하다”고 위협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동시통합사격으로 발사되는 MLRS(M270, 다련장로켓)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포천의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직접 주관했다.

이번 훈련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국가급 훈련으로, 건군 75주년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역대 최대규모로 실시됐다.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은 한미 연합전력과 육해공 합동전력이 최신 무기를 동원해 적 도발 시 응징·격멸 능력을 과시하는 일종의 화력 시범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7·12일 등 이미 4차례 진행했으나, 북한은 윤 대통령이 훈련을 주관한 이날 꼭 집어 도발한 것이다.

 

훈련에는 우리 측의 F-35A, K9자주포, 미측의 F-16, 그레이이글 무인기 등 첨단전력 610여 대와 71개 부대 2500여 명의 한미 장병이 참가했고,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를 적용한 실기동·실사격 훈련을 통해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을 위한 연합·합동작전 수행능력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훈련 종료 뒤 연설을 통해 “적의 선의에 의존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우리의 힘으로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며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강군만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미국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인 미시간호(SSGN 727)가 16일 오전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길이 170.6m에 배수량 1만8천t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시간호는 사거리 2000㎞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엔 미국 해군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SSGN 방한은 2017년 10월 이후 5년8개월만으로,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에 담긴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이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선언에는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핵 추진 잠수함의 방한은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시건함은 길이 170.6m, 폭 12.8m, 수중배수량 1만8천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잠수함으로, 사거리 25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 발을 탑재할 수 있다. 특수전 요원을 태워 적지 침투 등 특수작전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국방부는 “이번 미국 SSGN 방한 계기에 양국 해군은 연합특수전훈련을 통해 고도화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특수전 수행 능력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입항 기간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해군과 다양한 친선교류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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