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만 웃는'부익부 빈익빈'심화

두나무, 보유 비트코인 평가이익에 순익 515.4% 급증
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 등 줄줄이 적자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4-25 14:25:21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업계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업비트만 당기순이익만 급증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두나무·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총 1조1785억원으로 전년보다 26.8% 줄었다. 영업이익은 5586억원으로, 전년보다 33.5%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영업수익이 1조154억원으로 18.7%, 영업이익이 6409억원으로 20.9% 각각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이 8050억원으로 515.4% 급증했다. 회사가 보유한있는 디지털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평가 금액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 등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빗썸코리아는 영업수익이 1358억원으로 57.6%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149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74.5%나 줄어든 243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인원 역시 영업수익이 225억원으로 35.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234억원으로 11.6% 늘었다. 순손실은 46.1% 감소한 67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빗은 영업수익이 17억원으로 60.9% 줄었고 영업손실 269억원, 순손실 142억원을 기록했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의 경우 영업수익이 31억원으로 96.9% 증가했으나 169억원의 영업손실과 51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뛰면서 모처럼 거래가 활발해진 상황에도 거래소 간 양극화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는 회사별 시장 점유율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늘면 애초 점유율이 높은 거래소가 더 큰 수익을 남길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각 사 시장점유율은 업비트가 74%, 빗썸이 22%, 코인원이 3% 수준이며 코빗과 고팍스는 모두 1%에 미치지 못한다.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 수량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가 13만9887개를 보유해 2·3위인 빗썸(3만6337개)이나 코인원(8074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거래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3·4분기 5개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인게코 기준 15억4782만달러(약 2조1429억원)였다. 

 

하지만 올해 1·4분기에는 57억1942만달러(약 7조9185억원)로 2개 분기 만에 4배 가까이 폭증했다.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것은 빗썸이다. 지난해 3·4분기 1억8930만달러였던 빗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4분기 13억7983만달러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은 특성상 점유율이 높은 거래소가 더 큰 수익을 남길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말부터 많은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어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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