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대선 1주일만에 16일 청와대서 "허심탄회하게" 독대 오찬 ...'MB 사면' 최대 관심
21개월만의 첫 대면...정권 이양·북한 ICBM 대응 등 현안 전반 논의할 듯
靑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尹측 "허심탄회하게 격의없이 얘기"
尹측 "사면요청 오랜 생각, 국민통합 계기 기대"…文대통령 ‘수용’여부 주목
류수근 기자
press@megaeconomy.co.kr | 2022-03-15 12:09:4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독대 오찬’을 갖는다.
특히, 윤 당선인이 이 자리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건의할 예정이어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15일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며 “이날 오찬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석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내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기로 했다”며 “두 분 독대다.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격의 없이 이야기할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해 왔다”며 “따라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 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지 일주일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둘의 대면은 지난 2020년 6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후 21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건의를 공식화함에 따라 회동 후 사면 논의가 어떻게 결착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후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하며 이 전 대통령 측을 수사하는 등 ‘악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윤 당선인이 국민통합의 취지에서 사면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국민의힘 측은 설명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문 대통령이 우선 윤 당선인의 건의를 들은 뒤 사면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건의하면 문 대통령도 임기 내 ‘털고 가기’ 차원에서 이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이번 대선 후 첫 회동에서 양측의 ‘구원’을 얼마나 해소할지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검찰총장이었지만 이후 조국 사태와 대선 정국을 거치며 현재의 여권과 갈등이 생기면서 결국 야권 대선주자로 변신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등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적폐수사’ 발언 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듯한 모양새여서 이날 첫 대면에서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정부의 순조로운 인수인계’를 강조하고 있고 윤 당선인도 ‘통합’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예상외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도 있지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일 이튿날인 지난 10일 오전 20대 대통령에 선출된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했다.
당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으셨다”며 “선거 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씻어내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많이 가르쳐 달라”며 “빠른 시간 내에 회동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치적 입장이나 정책이 달라도 정부는 연속되는 부분이 많고, 대통령 사이의 인수인계 사항도 있으니 조만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며 “새 정부가 공백이 없이 국정운영을 잘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인수위 구성과 취임 준비로 바빠질 텐데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고 건강관리를 잘하기를 바란다"며 통화를 마쳤다.
윤 당선인도 당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를 한 뒤 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당선 축하 인사를 받았다. 문 대통령께서는 효율적으로 정부 인수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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