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돌아왔다" 총수 공백 채운 삼성...투자·M&A 속도 내나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주력사업 '흔들'
'사법 리스크' 불씨 여전...경영 행보 제약 우려
이석호
sm160701@naver.com | 2021-08-13 11:49:4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둔 13일 오전 가석방됐다.
올해 1월 18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서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 부회장 출소로 총수 공백을 채운 삼성의 경영 행보도 앞으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제계에서는 그간 총수 부재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이 이뤄지지 못했던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이 격화되고, 전기차 시대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등 글로벌 산업 구조의 지각 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그간 멈췄던 삼성의 투자 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금 수십조 원을 거머쥐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이렇다 할 M&A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아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위기론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가석방을 두고 이 부회장이 국민들로부터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받아온 만큼, 이후 과감한 의사결정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이 풀려나자 안도했던 재계에서는 향후 경영활동 제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취업제한 규정이나 별도로 진행 중인 재판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되면서 당장 공식적인 경영 복귀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취업 제한을 풀 수 있는 권한이 법무부에 있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려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을 긋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가석방 결정이 경제 활성화를 고려한 취지라고 밝혀왔지만, 정작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걸린 제약을 풀어주지 않고 있어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도 넘어야 될 산으로 '사법 리스크'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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