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믿었더니 라벨만 바꿨다…416억 불법 유통 적발

공공조달·백화점까지 번진 원산지 조작…정부 "상시 감시체계 구축"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7-10 11:40:0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관세청이 저가 수입 의류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이른바 '라벨갈이'에 대한 범정부 합동단속을 실시한 결과, 193개 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 적발 규모는 416억원으로 2019년 특별단속 당시보다 약 2.8배 증가했다.


관세청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류 라벨갈이 근절 및 패션·봉제산업 기반 보호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조달청, 경찰청, 서울특별시와 함께 지난 2월 9일부터 5월 19일까지 100일간 실시한 범정부 합동단속 결과를 공개했다. 

 

▲ 관세청이 '라벨갈이' 업체를 단속했다. 
이번 단속에서는 총 193개 업체, 416억원 규모의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이는 2019년 71개 업체, 150억원 규모를 적발했던 특별단속과 비교해 적발 금액이 약 2.8배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내수 부진과 수입 저가 의류 확산으로 국내 의류 제조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원산지 조작 행위가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범정부 차원의 단속을 추진했다.

기관별로는 관세청이 통관 및 유통 단계 원산지 단속을 총괄하고, 서울시는 현장 점검과 예방 캠페인을 병행했다. 조달청은 공공조달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직접생산 기준 위반 여부를 조사했으며, 경찰청은 수사를 지원하고 우범 정보를 공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허위광고 등 관련 법 위반 행위를 점검했다.

단속 과정에서는 서울 창신동 봉제골목과 동대문 도매상가 일대에서 라벨갈이 근절 캠페인을 실시했으며, 초기 집중신고기간에 접수된 21건의 제보 가운데 13건이 실제 적발로 이어졌다.

적발 사례도 다양했다. 의류 도매업체가 봉제업체에 외국산 의류의 라벨을 국산으로 교체하도록 지시한 뒤 국내 생산 제품으로 판매한 사례를 비롯해, 외국산 의류의 원산지 라벨을 제거한 채 판매하거나 공공조달 계약과 다른 원산지 제품을 납품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동일 업체가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상습 위반 사례도 포함됐다.

공공기관에 납품된 화학물질보호복에서는 36억원 규모의 국산 둔갑 사례가 적발됐고, 백화점에 납품된 여성의류에서도 1억8000만원 규모의 원산지 조작이 확인됐다. 외국산 직물을 수입한 뒤 허위 한국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아 해외에 수출한 사례도 2개 업체에서 237억원 규모로 적발됐다.

정부는 적발 업체에 대해 대외무역법에 따라 최대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병행할 방침이다. 공공조달 업체에는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부당이득 환수 조치도 함께 추진한다.

아울러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와 협력해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라벨갈이 신고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시 감시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원산지 둔갑 행위는 국내 제조업 기반을 훼손하고 K-패션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중대한 불법행위"라며 "관계기관과 협업을 강화하고 업계·소비자와의 소통을 확대해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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