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앞두고 내홍…비반도체 조합원 탈퇴 급증
성과급 요구, 반도체 중심 중심 진행 불만 증폭
직장인 커뮤니티 등 탈퇴 인증 릴레이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05-03 14:30:04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조합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성과급 요구가 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비반도체 부문 조합원의 탈퇴 움직임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에는 최근 탈퇴 신청이 급증했다. 평소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건수는 지난달 28일 500건, 29일에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퇴 인증 글이 확산되며 이 같은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탈퇴 조합원들은 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다른 부문 요구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내 유일한 과반 노조로,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 소속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파업 역시 DS 부문 주도로 추진되는 분위기다. 노조는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으며, 연간 적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 요구가 반영될 경우 DS 부문은 1인당 최대 약 6억원의 성과급이 가능해지는 반면, DX 부문은 성과급 지급이 어려운 동시에 사업 재편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 측이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도 이 같은 보상 격차에 따른 조직 내 갈등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노조는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에 대해서도 동일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DX 부문에서는 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고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 부문을 배제한 채 DS 중심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노조가 파업 참여 기간 15일 이상 활동 시 3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스태프 모집에 나선 것도 논란을 키웠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지난 1월 쟁의권 관련 신분 보장 기금 마련을 이유로 조합비를 월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한 결정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DX 부문 요구는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도부 운영비와 파업 관련 수당까지 조합비로 부담해야 하느냐는 불만이다.
노노 갈등이 격화되면서 노조의 대표성과 파업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체 조합원 약 7만4000명 가운데 DX 부문 비중이 약 20% 수준에 그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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