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경주퇴역마 관리 사각지대 손본다…2027년 5년치 전수조사

심영범 기자

tladudqja@naver.com | 2026-11-06 11:28:20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마사회가 경주퇴역마의 사후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한다. 

경주마가 은퇴한 이후 승용마나 번식마 등으로 용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력 관리 공백을 줄이고, 말의 소재와 생애주기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관리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 [사진=한국마사회]

 

6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1300여 두의 경주마가 은퇴한 뒤 승용마와 번식마 등으로 용도를 변경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말 등록과 소유권 및 소재지 변경 신고가 소유자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민간으로 유통된 이후 말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력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주마가 경주 현장을 떠난 이후 어디에서 어떤 용도로 사육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은 말 복지와 산업 신뢰도 측면에서도 개선 과제로 지목돼 왔다. 특히 유통 과정에서 소유자나 사육 장소가 바뀌거나 폐사 여부가 정확하게 신고되지 않을 경우 기존 등록 정보와 실제 현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마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제도 정비, 추적 인프라 강화, 현장 전수조사를 축으로 하는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단순히 등록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을 넘어 경주마의 은퇴 이후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말 등록 및 변경 신고의 법적 의무화를 추진한다. 마사회는 소유자의 말 등록과 취득, 소재지 변경, 폐사 등 주요 변동사항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말산업육성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문대림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말 등록을 하지 않거나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신고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소유자의 자율적인 신고에 의존했던 기존 관리 체계가 법적 의무를 기반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마사회는 기대하고 있다.

 

법 시행 전 발생할 수 있는 관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 규정 정비도 진행했다. 마사회는 신고 지연 수수료를 삭제해 소유자의 신고 부담을 낮추고 자발적인 등록과 변경 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현장 조사를 통해 실제 소유자와 소재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경우에는 마사회가 직접 등록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직권 정정 권한도 명문화했다.

 

현장 유통망을 통한 추적 시스템도 강화한다. 경주퇴역마 반출 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요 유통업체와 실시간 핫라인을 구축해 말의 이동이나 변동사항을 신속하게 공유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기존처럼 소유자의 신고가 접수되기만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도축 단계의 정보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마사회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동물위생시험소와 도축장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받아 말 이력관리에 반영하고 있다. 말이 도축되는 과정에서 확인된 정보를 등록 데이터와 대조하면 실제 폐사·도축 여부와 등록상 상태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말 소유자와 승마시설, 농가의 신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선도 병행한다. 별도의 포털 가입 없이 네이버폼을 통해 모바일로 말 등록과 변경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서류상 폐사 처리된 말이 실제 현장에서 살아 있는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에도 간편하게 정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배포했다.

 

마사회는 제도와 시스템 개선에 이어 현장 중심의 검증 작업에도 나선다. 2027년에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최근 5년간 퇴역한 모든 경주마를 대상으로 대면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는 외부등록심사원이 투입된다. 심사원들은 대상 말의 이름과 마번, 현재 용도, 실제 소유자, 사육환경 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다. 조사 결과는 말등록공부인 호스피아에 즉시 반영해 서류상 등록 정보와 실제 사육 현황 간 불일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종합계획의 핵심은 경주마의 관리 범위를 경주 활동 기간에 한정하지 않고 은퇴 이후까지 확대하는 데 있다. 경주마가 민간으로 유통된 이후에도 소재와 용도, 소유자 변경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말 복지 관리와 말산업 전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주퇴역마 이력관리는 말 복지 향상과 말산업의 신뢰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말등록 의무 법제화, 도축 등 말 이력정보 확충, 철저한 현장조사를 차질 없이 이행해 투명하고 체계적인 전 생애주기 이력관리망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최근 전문인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ISO 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과 ISO 37301(규범준수경영시스템) 통합인증을 4년 연속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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