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사각지대] 지난해 추락사 이어 또 사망사고…HD현대삼호에 무슨 일이?

접안 작업 중 날아든 계류 로프…근로자 1명 사망
고용부 조사 착수…HD현대삼호 반복된 중대재해 논란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6-23 11:44:14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지난해 하청노동자 추락 사망사고에 이어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HD현대삼호를 둘러싸고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 호황 속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불과 1년여 만에 같은 사업장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여부는 물론 기업의 ESG 경쟁력과 수주 경쟁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챗GPT4]

 

사고 이후 회사는 공식 애도 입장과 재발 방지 의지를 밝혔지만,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 차원의 구체적인 설명이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남 영암군 HD현대삼호 1돌핀안벽 B선석에서 진행된 선박 접안 작업 과정에서 근로자 1명이 숨졌다.

 

사고는 선박 계류를 위해 사용하던 계류 로프(Mooring Rope)가 강한 반동으로 튀어오르며 작업자를 가격하면서 발생했으며, 추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22일 자회사인 HD현대삼호중공업의 사고 사실을 공시했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께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예정이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체계 보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사고 직후 계류 로프를 사용하는 관련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사고 현장을 보존한 채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또 고용노동부 조사에 협조하는 한편 전사 안전특보 발령과 특별 안전보건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처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사고 경위와 안전조치 이행 실태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발생한 중대재해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다시 발생한 사망사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HD현대삼호는 2025년 5월에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선박 블록 내부 작업 중 약 2.5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동계는 안전설비 미비와 현장 안전관리 부실 문제를 제기하며 회사 측의 안전관리 체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가 이번 조사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처법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형사처벌로 규정한다.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양형 과정에서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선박 접안 및 계류 작업을 대표적인 고위험 공정으로 분류한다. 대형 선박을 고정하는 계류 로프는 수십 톤에 달하는 장력을 견뎌야 하는 만큼 파단이나 반동 현상이 발생할 경우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안전관리가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며 "사고 원인뿐 아니라 작업 절차 준수 여부와 위험성 평가, 안전교육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사고의 여파가 단순히 법적 책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준을 발주 과정에 적극 반영하는 추세다. 

 

유럽을 중심으로 협력 조선소의 안전보건 관리 수준을 공급망 실사 항목에 포함하고 있으며, 산업재해 발생 현황과 안전관리 체계는 계약 체결 전 주요 평가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대재해가 반복될 경우 단순한 이미지 훼손을 넘어 신규 수주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으며, HD현대삼호 역시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중대재해가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는 벌금이나 처벌 문제를 넘어 기업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발주사들이 안전관리 수준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보는 만큼 반복된 사고는 향후 수주 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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