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트러스톤 공방 격화…"단기 주가부양" vs "정당한 주주권 행사"

태광 “200만원 공개매수 요구·사업재편 발목"…허위사실·자본시장법 위반 법률 검토
트러스톤 "손실보전 요구 없어…자사주 소각·배당 정상화·이사회 독립 요구했을 뿐"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9-04 11:27:11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태광산업과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태광산업이 트러스톤을 향해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발생한 투자 손실의 책임을 회사와 경영진에 돌리고 단기 주가부양 요구로 사업 재편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태광산업 로고.

 

트러스톤 측은 손실보전을 요구하거나 기업 인수·신사업 추진을 반대한 사실이 없다며 맞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양측의 핵심 쟁점은 자사주 공개매수와 주주환원, 사업 재편, 태광그룹 경영지원협의체의 역할 등이다.

 

태광산업은 앞서 지난 4일 ‘트러스톤 주주서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트러스톤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을 예측하지 못한 채 투자해 발생한 손실을 회사와 경영진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2021년 6월 태광산업 지분 5% 취득을 신고한 뒤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매해 올해 6월 말 지분율이 1.3%까지 낮아졌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의 최초 취득가격을 주당 90만원대로 추정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약 175억원 규모를 주당 80만원 수준에 처분해 약 2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이에 대해 투자손실 보전을 태광산업에 요구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주가 저평가 문제를 석유화학 업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장기간 낮은 배당과 미소각 자사주 등 회사의 자본정책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러스톤 측은 태광산업의 20년 평균 배당성향이 1% 수준에 그쳤고 소각되지 않은 자사주가 전체 발행주식의 24.4%에 달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자신들이 요구한 것도 특정 수준의 투자수익률 보장이 아니라 배당 정상화와 자사주 소각,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 '주당 200만원 공개매수' 정면충돌…"시장가 3배" vs "잠정 평가가격"

 

주당 200만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 요구를 둘러싼 해석도 크게 엇갈린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주가가 60만원대였던 상황에서 트러스톤이 주당 200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라고 요구한 것을 문제 삼았다. 시장가격의 3배가 넘는 가격으로 회사 돈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이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는 입장이다.

 

반면 트러스톤은 200만원이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제시한 가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당시 태광산업의 순자산가치 등을 토대로 산출한 잠정적인 평가가격이었다는 설명이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당시 태광산업 주가는 순자산가치의 약 0.14배 수준이었고 200만원 역시 순자산가치의 약 0.4배에 해당했다.

 

태광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갈린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2022년 적자 전환 이후 2023년 648억원, 2024년 4억원, 2025년 360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며 경영 성과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트러스톤 측은 주장했다.

 

반면 태광산업은 석유화학 업계가 장기간 구조적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업황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경영진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과 신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주주환원 확대만 압박하는 것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 "사업재편 방해"도 공방…트러스톤 "신사업 정관 변경안 찬성"

 

사업 재편을 둘러싼 주장도 맞서고 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는 제동을 걸면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단기적인 주주환원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러스톤은 기업 인수나 신사업 추진 자체를 반대한 사실이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실제 과거 임시·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 등에 찬성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태광그룹 경영지원협의체를 둘러싼 시각차도 여전하다. 

 

태광산업은 협의체가 계열사 간 정보를 공유하고 대규모 사업 재편과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의견을 조율하는 내부 협의기구일 뿐 개별 계열사의 의사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영 결정 역시 관련 법령과 정관에 따라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트러스톤은 정관이나 사업보고서 등에 명시되지 않은 협의체가 실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계열사 간 단순 협의와 개별 상장회사의 독립적인 경영 판단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측 공방은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의 주장과 일련의 행위에 대해 법률 검토에 들어갔으며 허위사실 유포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자신들의 요구가 투자손실을 보전하거나 단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상적인 주주권 행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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