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실적 둔화에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속사정
나신평,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하향
IB부문 이익창출력 불확실성 확대, 자본 확충 긍정적
윤중현 기자
junghyun@megaeconomy.co.kr | 2024-04-19 14:07:46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기업금융(IB) 부문의 이익 창출력이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반영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5일 하나증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으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을 끌어내린 것은 나빠진 실적의 영향이다.
하나증권은 2022년 15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지난해 마이너스(-) 318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손상 인식 및 충당금 전입, 차액결제거래(CFD) 등 운용 관련 대고객 손실 보상 등으로 비용부담이 확대되면서 분기 기준으로는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순손실이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도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현재 증권사 보유 부동산 PF 익스포져의 LTV수준과 부동산 시장상황을 고려한 경락가율 등을 기반으로 추가 손실규모를 추정했을 때, 2023년까지 적립한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수준은 추가적립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된다.
IB 부문의 이익 창출력이 떨어진 점도 반영됐다. 하나증권의 IB 부문 시장점유율은 2020년 10.1%에서 지난해 5.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5.5%에서 1.3%로 축소됐다. 재무지표 추가 하락 위험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하나증권은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 IB사업부문을 빠르게 확대했지만, 투자자산 손실이 발생하면서 IB부문 이익창출력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대비 국내 부동산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비중과 자기자본 대비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 비중 모두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통상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자본을 꾸준히 확충해 온 점은 신용등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은 2018년부터 3조원가량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확충도 성공했다. 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확보한 것도 신용도 방어가 가능한 요인이다.
이 같은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하나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IB 투자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보수적 관점의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대규모 충당금 확대의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강력한 턴 어라운드로 신용전망요인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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