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판매 1등한 중국 생산 테슬라…보조금 받고 생산은 해외, K-완성차, '역차별' 논란
테슬라 모델Y, 그랜저까지 제쳐…판매 질주에도 서비스센터 15곳 그쳐
국산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제외…업계 "공장 지켜도 홀대" 지적
박제성 기자
js840530@megaeconomy.co.kr | 2026-08-11 11:27:48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테슬라 전기차가 정부 구매보조금을 등에 업고 국내 기준 해외차 판매 1위까지 치고 올라온 반면 국내 공장을 운영하며 생산·고용·협력사 생태계를 떠받치는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기업은 정작 정부의 신규 생산세액공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과 보조금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사이 국내에서 생산·투자·고용을 책임지는 완성차 업체에는 이를 뒷받침할 생산 인센티브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서 산업 기여도와 정책 지원 간 불균형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판매 경쟁을 넘어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과 공급망을 누가 지키고 있느냐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테슬라는 지난 7월 국내에서 1만237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2월부터 6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정상을 지켰다. 특히 모델Y는 지난 7월 8704대가 팔리며 현대차 그랜저(8532대)까지 제치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라섰다.
문제는 판매 속도에 비해 국내 산업과 소비자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따라오고 있느냐는 점이다.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내 서비스센터는 현재 15곳 수준이다.
이 중 일부 거점은 고전압 수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안내된 곳도 있었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수리 예약과 부품 수급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 중국산 테슬라엔 보조금…국내 생산한 완성차 세액공제 대상 '제외'
반면 현대차는 전국적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동시에 국내 생산시설과 협력업체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차량이 한 대 팔릴 때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부품·물류·정비 등 관련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이어지는 구조다. 자동차업계가 단순히 판매량보다 ‘어디에서 생산하느냐’를 산업 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와 달리 미국 기업인 테슬라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력 모델 상당수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다. 모델Y 역시 상하이 공장 생산 차량이 한국 시장에 공급된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BYD가 국내 진출하면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구매보조금 대상이다. 구매보조금은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지원책으로 테슬라에 직접 주는 제조보조금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국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정작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도입하기로 한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반도체·이차전지·태양광·풍력 등 국가전략 산업의 국내 생산량에 따라 세금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지만 완성 전기차는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 美·유럽은 자국 생산 밀어주는데…K-전기차 세액공제는 '빈칸'
업계는 이러한 대목을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다. 해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도 동일한 구매보조금 제도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국내 공장과 일자리, 부품 공급망을 유지하는 완성차 기업에는 생산 단계의 별도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전무는 “테슬라도 국내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중국산 전기차 유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테슬라뿐 아니라 BYD 등 중국계 전기차까지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국내 생산 측면에서 방어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도 자국 내 생산과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전기차 생산세액공제를 지원해달라는 업계 요구가 있었다”며 “정작 국내 완성 전기차가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에 대해서는 정부의 세수 부담과 산업별 지원 우선순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무는 “정부 입장에서는 세액공제를 확대할수록 세수가 줄어드는 만큼 상대적으로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업종을 우선한 것으로 본다”며 “다만 국내 완성차 산업 역시 생산 기반과 공급망을 지키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공장은 한국, 경쟁은 글로벌…K-완성차 "비용은 안고 혜택은 없다"
올해 전기차 판매가 정책 지원과 시장 환경에 힘입어 늘고는 있지만 이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일각에 시각도 있다.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보급 정책과 함께 국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공장을 돌리는 비용’을 떠안으면서도 수입 전기차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셈”이라며 “국내 생산에는 인건비와 설비투자는 물론 협력사 관리, 안전·환경 규제 대응 등 적지 않은 비용과 책임이 뒤따른다. 반면 해외에서 완성차를 들여오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국내 제조 기반에 대한 부담이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소비자가 가격과 상품성을 기준으로 테슬라를 선택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이지만 “문제는 정부 정책까지 국내 생산 여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다. 중국에서 만든 차에도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한국에서 공장을 돌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는 생산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K-완성차 역차별’ 논란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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