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 87조 질주… 삼성바이오로직스, 첫 파업 위기 '내홍'
글로벌 기술수출 급증 속 내부 갈등 격화… "초격차 투자 전략 흔들릴라" 우려
"역대급 실적에도 불만"… 업계 시선 '싸늘'
주영래 기자
leon77j@naver.com | 2026-03-30 11:10:20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중국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수출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후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하며 ‘내우외환’ 국면에 빠졌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바이오제약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600억 달러(약 87조 원)를 기록했다. 단 한 분기 만에 2025년 연간 계약액의 4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폭발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사노피 등은 최근 중국 바이오텍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기술력을 사실상 공인했다.
여기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중국이 글로벌 바이오제약 파이프라인의 약 30%를 차지하는 ‘혁신 허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생산능력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일부 기업은 창립 5년 만에 70만 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임금 14% vs 6.2%”… 노사 간극 ‘최대치’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는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95%를 넘기며 파업 가능성을 현실화했다.
사측은 ▲임금 6.2% 인상 ▲격려금 200% ▲교대수당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평균 14%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 ▲자사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채용·승진·징계 등 인사권 사전 동의 ▲주 36시간 근무 ▲정년 65세 연장 ▲ADC 공정 위험수당 신설 등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까지 포함되면서 협상 난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경영권 침해”라며 선을 긋고 있다.
◆ "역대급 실적에도 불만"… 업계 시선 '싸늘'
갈등의 배경에는 ‘성과 대비 보상’ 논쟁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조5569억 원, 영업이익 2조692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노조는 “성과에 비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높은 수준의 보상이 이뤄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3년간 연봉의 50% 수준 성과급 지급과 업계 최고 수준 임금 인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점이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수출과 생산능력 양 측면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진 중인 15조 원 규모 ‘초격차 투자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 론자, 후지필름 등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은 곧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라며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사 이탈이나 신규 수주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사가 현실적 해법을 조속히 도출하지 못하면 성장 모멘텀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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