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카카오, AI·투자 등 '인적분할'…기대 속 '중복상장·실적 부담' 우려 공존

카카오AI, 2030년 매출 6조·AI 매출 1조 목표…‘AI 리레이팅’ 기대
카카오X, 6.4조 투자 여력 확보…상장 자회사 할인·AI 수익화는 과제

황성완 기자

wanza@megaeconomy.co.kr | 2026-08-25 14:06:24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통해 인공지능(AI)과 투자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판 짜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카카오AI의 성장성을 부각하고 카카오X의 자본 배분 효율을 높여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AI 사업의 수익화 불확실성과 상장 자회사 중심의 구조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 및 중복상장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인적분할 프레스 설명회를 열고 카카오AI와 카카오X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카카오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 1일을 분할기일로 두 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오는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을 승인받고, 내년 1월 27일 카카오X 변경상장과 카카오AI 재상장을 추진한다.

 

분할 비율은 올해 6월 말 별도 순자산을 기준으로 카카오X 0.64, 카카오AI 0.36이다. 각각의 순자산은 카카오X 5조1000억원, 카카오AI 2조9000억원으로 산정됐다. 자사주에는 신설회사 주식을 배정하지 않는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별 전문성 강화와 효율적인 자본 배분, 의사결정 체계 개선, 기업가치 극대화, 주주가치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카카오의 개별 사업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분할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가 제시한 사업별 합산 잠재가치는 약 34조2000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 약 17조4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최근 5년간 카카오 이사회의 비경상 안건 가운데 약 85%가 자회사 관련 사안이었던 만큼 사업을 분리하면 경영진이 각자의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정신아의 카카오AI, ‘카톡 5000만명’ 기반 AI 수익화 승부

 

신설회사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을 중심으로 광고·커머스에 AI를 결합한 ‘AI 코어 컴퍼니’를 지향한다.

 

카카오톡의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생활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품 검색과 구매, 광고 추천 등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AI는 2030년 매출 6조원 이상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원, 영업이익률 30%, 자기자본이익률(ROE) 25%를 목표로 제시했다. AI 신규 매출은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광고와 커머스 매출은 각각 연평균 20%, 14%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AI에는 현금 2조3000억원이 배정된다. 연간 약 7000억원의 EBITDA 창출 능력까지 더해 AI 인프라와 서비스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카카오 본사의 현금 흐름 일부가 자회사 투자와 지원에 활용됐던 것과 달리 분할 이후에는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카카오AI는 별도 기준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FCF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면 환원율을 최대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AI가 광고·커머스·AI 중심의 순수 사업회사로 재편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이른바 ‘AI 리레이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카카오X, 6조원대 투자 실탄…자회사 성장·신사업 발굴 전담

 

존속회사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계열사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픽코마 등 콘텐츠 사업과 카카오모빌리티를 관리하는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재편된다.

 

카카오X는 두나무 지분 매각대금 약 1조5000억원과 카도카와·SK텔레콤 지분 등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2조3000억원, 자회사 투자재원 4조1000억원을 합쳐 총 6조4000억원가량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활용해 가상자산과 글로벌 팬덤, 로보택시 등 자회사 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한다. 2030년에는 연결 매출 10조원 이상과 연결 ROE 1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주주환원 정책도 구체화했다. 자회사에서 받은 세후 배당금의 30%를 기본적으로 환원하고 투자자산 처분이익의 30%를 특별 환원한다. 분할 이후 3년 동안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AI 사업과 자회사 관리·투자 사업을 분리함으로써 카카오X가 보유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 재원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 인적분할만으로 ‘기업가치 두 배’ 어려워…AI 수익화가 관건

 

다만 두 회사로 나뉜다고 해서 카카오의 합산 기업가치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SM엔터테인먼트 등 상장 자회사 비중이 높아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순자산가치(NAV) 할인을 피하기 어렵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나 해외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등이 추진되면 중복상장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AI 역시 회사가 제시한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 매출 기여도가 미미한 에이전틱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성장해야 한다.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이 곧바로 AI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외부 플랫폼·커머스와의 연동 확대, 이용자 트래픽 확보, 실제 구매 전환 등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의 긍정적인 측면은 카카오AI가 광고·커머스·AI 순수 사업체로서 평가받고 자회사 지원에 쓰이던 현금 흐름을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이라면서도 “분할이 합산 가치를 자동으로 높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AI에 AI 프리미엄이 부여될지는 외부 서비스 연동을 비롯해 AI 사업모델의 트래픽과 수익화를 실제로 증명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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