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다음은 굴, 대형마트 '생굴' 초저가 전쟁
신선경쟁력이 곧 유통 능력, 치열해지는 신선식품 경쟁
"경쟁사보다 더 싸게 팔아야 산다"..이커머스 참전 촉각
정호 기자
zhdyxp56@gmail.com | 2025-10-24 11:04:08
[메가경제=정호 기자] 꽃게로 맞붙었던 대형마트들의 최저가 경쟁이 제철을 맞은 '생굴'로 전장을 옮겼다. 할인 행사 하루 전 가격을 급히 변경하는 등 유통업계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굴 산지 가격 인하와 어획량 증가로 안정적인 생굴 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들은 이 제철 생굴의 가격을 내리며 '미끼상품'으로 내세워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는 전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통해 생굴(100g당) 가격을 1990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양식장과 지난 2월부터 사전 계약을 맺어 약 물량 50t을 확보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생굴 가격을 2290원으로 정했지만, 행사 전인 22일 경쟁사 가격을 확인한 뒤 당일 300원을 추가 인하했다. 경쟁사들도 100g당 2000원 이하로 가격을 낮추며 할인전에 가세했다. 이마트는 행사 카드와 신세계포인트를 병행하면 1996원, 홈플러스는 1995원에 판매 중이다.
올해는 굴 어획량과 품질 모두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굴은 10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데, 굴수협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최소 10~20%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태풍 감소와 적정 수온 유지 등으로 품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겹치는 11월에는 생산량 증가로 산지 가격이 1kg당 1만3200~1만3800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4%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제철 수산물을 내세운 대형마트 간 경쟁은 매년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신선식품이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 품목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중순 꽃게 가격 경쟁이 금어기 해제 이후 결화된 바 있으며, 올해는 하루 단위로 '10원·1원 떼기' 식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선식품 경쟁은 그동안 대형마트의 '독무대'로 여겨졌지만,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체 유통망을 확보하며 전선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올해 쿠팡이 참전한 '꽃게 전쟁'에서는 100g당 750원 이하까지 떨어지는 등 4파전 양상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각 기업의 유통 '파이프라인'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며 "생굴 가격 경쟁 역시 신선한 식품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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